우리은행 정규리그 3연패…위성우 감독-전주원 코치 ‘환상호흡’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2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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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23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74-71로 이겼다. 26승5패를 거둔 우리은행은 남은 4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리은행이 전패를 하고 2위 신한은행이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하면 동률이 되지만 올 시즌 상대 전적(4승2패)에서 앞선 우리은행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시즌 개막 후 16연승 기록을 세우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우리은행은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이자 통산 6번째 통합 우승을 노리게 됐다.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린 후 우승의 기쁨을 나눈 우리은행 선수들 사이에서 위성우 감독(44)과 전주원 코치(43)는 수줍게 악수를 나눴다. 위 감독은 “수고했다”고 했고, 전 코치는 위 감독의 등을 두드려주며 미소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같은 팀에서 1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었다. 위 감독보다 한 살 어린 스타플레이어 출신 전 코치는 묵묵히 위 감독을 따랐다. 환상호흡으로 ‘우승 제조 커플’로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두 사람은 2005년 신한은행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났다. 신한은행에서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영광을 함께 누렸던 위 감독과 전 코치는 2012년 우리은행으로 함께 옮겨 감독과 코치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에서 이기는 법을 터득했던 두 사람은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역할 분담으로 두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합작하며 우리은행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위 감독은 부임 초부터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 수비와 속공을 무기로 하는 농구 접목에 동분서주했다.

전 코치는 강도 높은 훈련에 지친 선수들의 마음을 어머니처럼 살뜰하게 챙겼다. 위 감독은 취임 당시 “대스타 출신인 전 코치의 눈치를 보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도 “여자 농구의 전설적인 선수였던 전 코치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전 코치에게 많은 권한을 내줬다.

위 감독은 “전 코치와 10년을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 관리를 잘해줬고 내 스스로도 책임감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줬다”며 전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전 코치 역시 “다가가기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농구를 계속 배우고 싶은 의지를 북돋아주는 고마운 지도자”라며 “내가 눈치가 없어 감독이 원하는 것을 잘 알지 못하는 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겸손해했다.

춘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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