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km 강서브, 메이저 정조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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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ATP 챌린저 두번째 우승 랭킹 151위서 120위권 진입 전망
5월 프랑스오픈 자력출전할 듯… 이형택 “36위 내 기록 깰것 같다”

7일 끝난 버니인터내셔널 테니스에서 정상에 오르며 지난해 8월 방콕오픈 이후 생애 두 번째 챌린저 대회 우승을 기록한 정현.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7일 끝난 버니인터내셔널 테니스에서 정상에 오르며 지난해 8월 방콕오픈 이후 생애 두 번째 챌린저 대회 우승을 기록한 정현.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2008년 8월 US오픈에 이형택(39)이 출전한 이후 한국 테니스는 6년 넘게 메이저대회 본선 출전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이 사라진 국내 테니스 코트에 오랜만에 희망이 환하게 비치고 있다. 주인공은 정현(19·삼일공고)이다.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고 있는 정현은 7일(현지 시간)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에서 끝난 버니인터내셔널 챌린저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80점의 랭킹 포인트를 따낸 그는 지난주 기록했던 역대 자신의 최고 세계 랭킹 151위를 넘어 120위권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랭킹 상승으로 정현은 128명이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출전할 가능성도 높였다.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5월 개막하는 프랑스오픈의 붉은색 코트에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를 공산이 커졌다. 정현은 지난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는 예선 3회전에서 패해 본선 꿈이 좌절됐다.

지난해 6월만 해도 300위 안팎에 머물렀던 정현은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남자복식에서 임용규와 금메달을 따낸 뒤 고공질주를 하고 있다. 정현은 “진천선수촌에서 동계훈련을 하며 서브를 강화했다. 예전에는 첫 세트를 이기고도 뒤집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위기관리도 잘된다”고 말했다. 정현은 평소 약점으로 지적된 서브를 보강해 자신감을 얻었다. 대표팀 사령탑인 노갑택 명지대 감독은 “정현의 성장 속도가 기대 이상이다. 180km 미만이던 서브 속도가 200km 가까이로 올라갔다. 체중 이동으로 스피드를 늘린 덕분이다. 서브가 좋아지면서 평소 강점이던 멘탈이 더욱 강해졌고 백핸드 스트로크의 위력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정현의 아버지인 정석진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은 “서브할 때 공을 토스하는 위치를 전보다 앞으로 이동했고 스탠스도 변화를 줬다. 그 덕분에 허리에 힘을 실어 파워를 증강시키는 요령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이형택 역시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의 탄생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형택은 “내가 US오픈에 처음 출전했을 때 24세였다. 정현은 나보다 페이스가 5년 가까이 빠르다. 그래서 성장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 100위 이내는 물론이고 내가 갖고 있는 한국 선수 최고 기록(36위)도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형택을 길러냈던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정현이 경쟁이 치열한 챌린저급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정현뿐 아니라 홍성찬, 정윤성, 임용규, 이덕희 등도 잠재력이 많아 한국 테니스의 재도약을 향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정현은 호주와 인도에서 열리는 챌린저 대회에 잇따라 나선 뒤 태국으로 건너가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참가한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단식 준우승자인 정현은 최근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선정한 ‘역사를 만들 랭킹 200위권의 10대 선수 8명’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가 새로운 유망주를 주목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현#ATP 챌린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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