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가족” 美로 가는 축구스타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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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제라드… MLS 갤럭시와 계약 임박 보도
이영표도 사우디 거액 제의 뿌리쳐… 베컴 등은 사업 기회 넓혀가기도

한국의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 그리고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로비 킨(LA 갤럭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거나 마감할 축구 스타들이다.

이 명단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35)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4일 제라드가 LA 갤럭시와 600만 달러(약 66억 원)에 계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축구스타들이 미국을 선수 생활 종착지로 선호하는 것은 ‘가족과의 생활’이 가장 큰 이유다. 제라드는 “아내와 세 딸의 행복이 먼저다. 가족들이 내가 리버풀을 떠난다는 소식에 다소 충격을 받았지만 가족의 행복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리버풀에선 주전으로 뛸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결국 영국에선 축구 외의 삶은 생각할 수 없지만 리그 자체가 유럽에 비해 느슨한 미국에선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가족과 오붓한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인 것이다.

은퇴 후의 진로 개척을 위한 이유도 있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사인 스포츠마케팅업체 지쎈의 김동국 사장은 “이영표는 구단 운영 등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MLS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2011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팀은 이영표에게 백지수표까지 내밀면서 유혹했지만 이영표는 돈보다는 가족과 개인의 미래를 위해 캐나다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선택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전 감독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출한 뒤 가족과 개인의 공부를 위해 MLS LA 갤럭시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제라드는 MLS 시장에도 관심이 컸다는 후문이다. 리그 자체 수준은 유럽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거대 자본을 이용해 잉글랜드 명문 팀들을 소유하며 베컴 등 유럽의 유명 스타를 영입해 시장을 무섭게 키워가는 MLS에서 미래를 찾겠다는 것이다. 리버풀 구단주는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을 소유하고 있는 존 헨리다. EPL과 MLS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셈이다. 마지막 유니폼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서 벗었지만 베컴도 LA 갤럭시에서 6년을 뛰며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킨도 2011년 EPL 토트넘을 떠나 MLS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미국#축구#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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