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강철 내야진 뚫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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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수 워커-유격수 머서 콤비… 공수 겸비한 리그 정상급 기량
3루수 해리슨 타율 0.315 호타
팀 연봉 ML 30개팀 중 26위… 몸값 협상 순탄하지 않을수도

(위쪽 사진 왼쪽부터) 강정호, 2루수 닐 워커. (아래 사진 왼쪽부터) 유격수 조디 머서, 3루수 조시 해리슨
(위쪽 사진 왼쪽부터) 강정호, 2루수 닐 워커. (아래 사진 왼쪽부터) 유격수 조디 머서, 3루수 조시 해리슨

넥센 유격수 강정호(27)의 단독협상권을 확보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피츠버그로 밝혀졌다. 피츠버그의 닐 헌팅턴 단장은 2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강정호를 우리 구단 시스템에 포함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 협상을 통해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정호의 에이전트 앨런 네로와 피츠버그는 30일 동안 협상을 벌인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가장 높은 포스팅 액수(500만2015달러·약 55억 원)를 제시한 것은 미국 현지에서도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피츠버그는 미국 스포츠에서는 스몰 마켓이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빅 마켓 도시들은 4대 프로스포츠 종목 팀이 모두 있지만 피츠버그에는 3개밖에 없다. 메이저리그의 파이리츠,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스틸러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펭귄스 등이다. 미국프로농구(NBA) 팀은 없다.

시장이 작다는 것은 구단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계권료를 많이 받아낼 수 없다는 걸 뜻한다. 그런 피츠버그가 500만 달러 상당의 포스팅 금액을 써냈다는 것 자체가 놀랄 만한 일이다.

올해 피츠버그의 팀 연봉은 7766만6333달러(약 856억 원)였다.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26위다. 최고 연봉 선수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오른손 투수 A J 버넷으로 1470만7756달러(약 162억 원)를 받았다. 2013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인 외야수 앤드루 매커천은 내년에 1000만 달러(약 110억 원)를 받는다. 이런 사정을 감안했을 때 강정호의 연봉은 일단 포스팅 금액을 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협상이 원만히 이뤄질지도 확실치 않다.

입단에 성공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피츠버그는 올해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가했다. 2년 연속 좋은 성적을 올린 팀인 만큼 내야진이 안정돼 있다. 강정호는 넥센에서는 유격수였으나 피츠버그에서는 어느 포지션에서 뛸지 확실치 않다.

피츠버그의 2루수 닐 워커와 유격수 조디 머서는 공수를 겸비한 리그 정상급 선수이다. 워커는 올해 타율 0.271에 23홈런, 76타점을, 머서는 타율 0.255에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피츠버그의 강정호 포스팅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또는 3루수 해결의 포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올 초 피츠버그의 주전 3루수는 페드로 알바레스였다. 지난해 리그 홈런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장타력을 갖췄지만 수비가 불안했다. 올해 실책을 25개나 범했다. 자연스럽게 3루 자리는 유틸리티맨 조시 해리슨에게 돌아갔다. 해리슨은 올해 타율 0.315에 13홈런, 52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최근에는 탬파베이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백업 유격수 션 로드리게스를 데려왔다.

냉정하게 볼 때 피츠버그에서 강정호는 백업 내야수다. 그런데 백업 내야수에게 많은 돈을 쓸 수는 없다. 강정호가 어떻게 피츠버그에 안착할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정호#피츠버그#유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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