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끝내준 9회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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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뒤진채 맞은 2사 1, 3루서 1루수 옆으로 빠지는 끝내기 2루타
4연속 통합우승 신화 1승만 남겨
넥센, 강정호 실책이 패전 이어져

10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4번 타자 최형우가 0-1로 뒤진 9회말 2사 1, 3루에서 넥센 손승락을 상대로 1루수 옆으로 총알같이 빠져나가 오른쪽 담장까지 흐르는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10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4번 타자 최형우가 0-1로 뒤진 9회말 2사 1, 3루에서 넥센 손승락을 상대로 1루수 옆으로 총알같이 빠져나가 오른쪽 담장까지 흐르는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3회까지 삼성은 적어도 3점 이상 앞서갈 수 있었다. 그랬다면 넥센 선발 소사는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을 것이다. 소사가 일찍 강판됐다면 삼성은 7-1로 낙승을 거뒀던 2차전 때처럼 쉽게 승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바랐던 이 모든 시나리오는 넥센 우익수 유한준의 호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5차전. 0-0 동점이던 2회말 2사 1, 2루에서 삼성 나바로는 우중간 방향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딱’ 하는 타구 음이나 타구 궤적으로 볼 때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뚫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달려온 유한준이 역동작으로 이 공을 잡아냈다. 만약 뒤로 빠졌다면 2명의 주자가 다 홈을 밟을 수 있는 타구였다.

3회말 1사 1루에서도 4번 타자 최형우의 잘 맞은 타구는 우익선상에 떨어질 것 같았다. 뒤로 빠졌다면 1루 주자는 무리 없이 득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유한준이 몸을 날려 이 공을 잡아냈다. 아쉬움 가득한 최형우의 표정에서 드러났듯 삼성 선수들은 경기가 꼬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6회초 수비 때 소중한 선취점을 내줬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밴덴헐크가 1사 2루에서 서건창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것.

삼성은 0-1로 뒤지던 8회말 넥센의 두 번째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무사 만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지만 이번에는 정규시즌 때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손승락의 벽에 막혔다. 박석민이 유격수 뜬공, 박해민이 1루수 앞 땅볼, 이흥련이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삼성으로서는 경기 초반 꼬인 실타래가 마지막까지 풀리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2001년 이후 올해까지 10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 선수들은 나빴던 흐름까지 뒤집는 힘이 있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넥센 수비가 보여준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1사 후 나바로가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1루를 밟은 게 시작이었다. 후속 박한이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채태인의 우익수 앞 안타로 2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최형우는 손승락을 상대로 1루수 옆으로 빠지는 끝내기 2루타를 쳐내며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9회초까지 패색이 짙었던 삼성은 마지막 5분에 최후의 승자가 됐다.

2-1로 승리하며 먼저 3승(2패)째를 따낸 삼성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넥센은 남은 6, 7차전을 모두 이겨야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 양 팀의 6차전은 11일 오후 6시 반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윤성환, 넥센은 오재영을 선발로 예고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오늘 야구다운 야구를 보여줬다. 양 팀 선발 모두 호투했다. 8회 무사 만루에서 점수를 못 낸 것이 아쉬웠다. 대타 카드를 썼어야 했는데 졌으면 감독 책임이었다. 9회 최형우가 결승 2타점을 잘 쳐줬다. 9회에 역전한 건 큰 경기를 많이 해본 우리 선수들 경험 덕분이다. 내일은 총력전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염경엽 넥센 감독=아쉽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경기였다. (마지막 최형우 타석에서) 타구가 워낙 강해서 빠져나갔다. 추가 득점을 못한 것이 아쉽다. 소사는 충분히 잘해줬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3차전(패배)도 오늘도 경험의 차이인 것 같다. 두 경기 남아있으니까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

이헌재 uni@donga.com·황규인 기자



#최형우#삼성#넥센#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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