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유임 결정에 ‘열받은(?)’ 차두리 “98년에는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일 1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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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차두리 부자. 차두리 트위터
차범근-차두리 부자. 차두리 트위터
대한축구협회가 3일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 감독을 유임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차두리가 의미심장한 반응을 보였다.

차두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98년에는 왜…??? 혼자서…"라는 글을 올렸다. 더는 쓰지 않아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쓴 글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추정은 가능하다.

차두리는 축구협회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끈 이는 차두리의 아버지 차범근 전 감독.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멕시코에 1-3으로 역전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 강호 네덜란드에 0-5로 무너졌다. 축구협회는 네덜란드전 대패의 책임을 물어 차 전 감독을 대회 중 전격 경질했다. 조별리그 벨기에전을 남겨 둔 상태에서 취한 조치였다.

차두리가 '혼자서'라고 한 것은 '왜 감독 혼자서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을 유임한 논리라면 차 전 감독의 대회 중 경질이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한 것. 한국은 1998년 월드컵과 이번 월드컵에서 각각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같은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차 전 감독은 중도 경질로 무승부를 기록한 벨기에전의 지휘봉은 잡지 못했다.

한편 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감독의 유임 결정을 밝혔다.

허정무 부회장은 "홍명보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마감되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홍 감독이 대표팀 수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유임 이유를 밝혔다.

허정무 부회장은 홍 감독이 두 차례 사의를 표했으나 축구협회가 만류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벨기에 전 패배 직후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먼저 사의를 밝혔고, 귀국 후 정몽규 축구협회장에게 다시 사의를 밝혔으나 정 회장이 아시안컵까지 맡아줄 것을 설득하며 만류했다는 설명이다.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를 기록, 1998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무승으로 대회를 마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축구팬을 중심으로 홍 감독 퇴진 요구가 많았다.

지난해 6월 부임한 홍 감독은 2년 계약을 맺어 내년 6월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 사실상 임기 내 마지막 주요 대회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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