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싱데이’ 잉글랜드 태극전사, 반전 하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2월 27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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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의 하이라이트는 ‘박싱데이(Boxing Day)’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을 가리키는 용어로 영 연방 국가들은 크리스마스와 함께 묶어 연휴다.

영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박싱데이 기간에 맞춰 대대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2부 리그) 등은 중요한 게임들을 이 기간 중에 치르곤 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대부분 유럽 프로축구리그가 휴식기를 보내는 것과는 다르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손흥민(바이엘 레버쿠젠),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박주호(마인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과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박지성(PSV 아인트호벤) 등 다른 유럽 리거들은 지난 주말 경기를 마치고 국내에 돌아와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에 반해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 중인 태극전사들에게 크리스마스 연휴란 없다.
성탄절을 전후해 연고 도시의 어린이 병원이나 보육원 등을 방문해 짧은 기념행사 따위를 진행하는 게 전부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축구 선수들에게 박싱데이란 그저 박 터지는, 또 살인적인 스케줄을 의미할 뿐이다.

2013~2014시즌이라고 해서 예년과 다를 건 없다.
기성용과 지동원이 몸담은 선덜랜드는 당장 27일 에버턴전을 위해 리버풀을 다녀왔는데 숨 돌릴 틈도 없이 29일(이하 한국시간) 곧바로 짐을 꾸려 웨일즈 카디프로 향했다.

기성용의 페널티킥 결승골이자 프리미어리그 시즌 첫 골로 에버턴 원정에서 기대 이상의 수확을 올린 선덜랜드는 3승4무11패(승점 13), 여전히 정규리그 꼴찌여서 카디프 원정에서 승점 3이 절박하다. 박싱데이 주간을 더욱 흥미롭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이 기간이 끝난 뒤의 성적이 시즌 종료 후의 최종 성적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김보경(카디프시티)의 부담은 기성용-지동원보다 덜했다. 최상의 스케줄이 마련돼 있었다. 27일 사우스햄턴과 홈경기를 가진데 이어 29일 태극전사 동료들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하지만 사우스햄턴에 충격의 0-3 대패를 당해 상당히 불안해졌다. 4승5무9패(승점 17)로 16위가 됐다. 안심할 수 없다. 중위권 재도약이냐, 강등권 추락이냐가 선덜랜드와 대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챔피언십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진행 중이다.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의 신임 캡틴 이청용(볼턴)은 27일 반슬리전에 이어 레스터시티와 원정 경기를 앞뒀다. 승격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이 걸린 6위권 진입을 목표 삼은 볼턴은 에이스 이청용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어 어깨가 무겁다. 그래서 반슬리전 승리가 반갑다.
부상을 털고 회복세에 있는 윤석영(돈캐스터)도 27일 입스위치타운과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나름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지만 0-3으로 대패, 30일 밀월전(홈)이 무척 중요해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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