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호곤 감독, 자진 사퇴…“리그 우승 놓친 책임지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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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전 울산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호곤 전 울산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호곤 감독 자진 사퇴

2013 K리그 클래식 준우승에 빛나는 울산 현대의 김호곤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호곤 감독은 4일 남산 서울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놓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포항에 역전 우승을 내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을 사퇴하겠다"라고 밝혔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지난 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승점 72점을 기록 중이었다. 포항의 승점은 70점으로,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리그 우승이었다.

또 울산은 이에 앞서 부산 전에서도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섰던 부산을 상대로 1-2로 패했다. 이 때문에 리그 최종전에서 우승을 두고 다투는 팀을 상대로, 외나무다리 결전을 펼쳐야할 운명에 처했던 것. 게다가 주력 공격수인 김신욱과 하피냐가 부산 전에서 경고를 받아 포항 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출장할 수 없는 핸디캡마저 안게 됐다.

이날 울산은 소극적인 경기로 일관하긴 했지만, 경기 막판까지 골을 허용하지 않으며 0-0의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우승은 눈앞에 있었다. 울산 수문장 김승규는 몇 차례의 결정적인 위기를 막아내며 리그 우승을 향해 한발한발 전진하는 팀을 도왔다.

하지만 쫓기는 자의 초조함 때문이었을까. 승리는 쫓는 자에게로 돌아갔다. 포항의 김원일이 후반 추가시간(94분 경)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박성호의 도움을 받아 공을 울산의 골문 안에 밀어넣는 데 성공한 것. 결국 울산은 리그 마지막 경기의 승리로 승점 73점을 기록한 포항에게 8년만에 손에 닿을 듯 했던 2013 시즌의 우승트로피를 빼앗기고 말았다.

김호곤 감독은 2009년 이후 울산 감독 지휘봉을 잡은 뒤 치밀한 수비와 총알 같은 역습으로 요약되는 '선수비 후역습'형 축구를 정착시켰다. 이 같은 김호곤 감독의 축구는 일명 '철퇴축구'라고 불리며 그에게 2011년 K리그 준우승,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패 우승 등의 영광을 안긴 바 있다.

김호곤 감독 자진 사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김호곤 감독 자진 사퇴, 이러실 필요는 없는데", "김호곤 감독 자진 사퇴, 철퇴축구가 이렇게 끝나나요", "김호곤 감독 자진 사퇴, 내년에도 계속 맡아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김호곤 감독 자진 사퇴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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