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이네, 123경기 36홈런 박병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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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162경기 기준으로 환산땐 47개… 전체 2위 수준이고 NL선 당당 1위
233 출루도 추신수 넘는 ‘307 출루’

프로야구 넥센 박병호(27·사진)가 미국 메이저리거처럼 뛰었다면 올해 어떤 성적을 올리고 있을까.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했을 때 어떤 기록을 올렸을지 알아보자는 말이 아니다. 올해 128경기를 치르는 한국 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처럼 162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했을 때 누적 기록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아보자는 것이다.

30일 현재 123경기에서 박병호가 친 홈런은 36개. 162경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47개가 된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이보다 홈런이 많은 타자는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53개)뿐이다. 내셔널리그에는 162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을 36개 넘게 때려낸 타자가 없다.

또 박병호는 안타, 볼넷, 몸에 맞는 공을 합쳐 233번 출루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환산하면 307출루가 된다. 신시내티의 ‘추추 트레인’ 추신수(300출루)를 뛰어넘는 ‘출루 머신’이 되는 셈이다.

박병호는 자기가 해결해야 할 때는 해결하고, 찬스를 이어줘야 할 때는 찬스를 이어줄 줄 아는 타자라 할 수 있다. 이미 100점을 넘긴 타점(112타점)은 물론이고 득점(87점)도 162경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115득점이 된다. 당연히 100-100클럽(148타점-115득점) 멤버가 될 수 있다. 같은 클럽에 가입한 추신수에게 견줘 뒤질 것 없는 팀 공헌도를 자랑하는 것이다.

물론 도루 20개를 기록한 추신수보다 스피드는 떨어진다. 박병호의 현재 도루 7개는 162경기를 기준으로 삼아도 9개밖에 안 된다. 그러나 박병호는 지난해 베이스를 20번 훔치며 ‘도루 센스’를 과시한 바 있다. 올해는 못 뛰는 게 아니라 장타에 집중하느라 뛰지 않는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현재 OPS(출루율+장타력) 1.047로 이 기록이 1.0을 넘는 유일한 타자다. 또 지난해부터 모든 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타자 역시 박병호뿐이다. ‘프로야구에서 슬러거가 사라졌다’는 말은 적어도 박병호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표현이다. 박병호야말로 야구팬들이 기다려온 메이저리그급 4번 타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넥센#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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