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고요한 “청용아, 한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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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3일 07시 00분


공격수와 수비수로서 두 번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오뚝이’ 고요한(가운데)이 2013 EAFF동아시안컵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22일 파주 NFC에서 벌어진 팀훈련에 참가해 땀을 흘리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공격수와 수비수로서 두 번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오뚝이’ 고요한(가운데)이 2013 EAFF동아시안컵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22일 파주 NFC에서 벌어진 팀훈련에 참가해 땀을 흘리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홍명보호 오른쪽 윙어 호시탐탐

서울에 공격수로 입단 후 포백 변신
‘최강희호’서 오른쪽 수비 짧은 인연
차두리 서울 입단…다시 윙어 시련
호주전 활약…친구 이청용 대항마로


고요한(25·FC서울)은 오뚝이다. 프로 입단 후 굴곡이 적지 않았다. 그는 1988년생으로 이청용(볼턴)과 동갑내기다. 둘 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2004년 중학교 중퇴 후 나란히 서울에 입단했다. 스타트라인은 같았지만 이후 10년 동안 격차는 벌어졌다. 이청용은 국민스타로 성장했지만 고요한은 미완의 대기다.

2011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은 고요한에게 오른쪽 수비수로 포지션 변경을 권유했다. 부활의 시작이었다. 고요한은 활발한 공격가담으로 펄펄 날았다. 2012시즌 오른쪽 수비수로 38경기에 나서 1골2도움을 올리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9월 대표팀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우즈베키스탄 원정은 악몽이었다. 우즈베키스탄 경기장의 잔디가 무르고 미끄러워 스터드가 긴 축구화가 필요했는데, 고요한은 국내에서 신던 축구화만 갖고 갔다. 해외 원정이 처음이라 벌어진 해프닝. 이런 경우 후유증이 소속 팀까지 이어진다. 최용수 감독이 또 한 번 그를 일으켰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원정 직후 부산 원정에서 고요한을 과감히 선발 출전시켰다. 그는 후반중반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상대 헤딩슛까지 사력을 다한 점프로 막아내는 투혼으로 2-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올 시즌 개막 전 고요한은 또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서울이 베테랑 수비수 차두리를 영입했다. 고요한이 키가 작아 집중공략 대상이었기 때문. 속상했다. 그는 “그 때는 운동도 하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또 이를 악물고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윙어로 복귀했다. ‘공격 성향이 강하니 오히려 잘 됐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그는 올 시즌 4골2도움을 올린 서울의 주전 공격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고요한을 주시했다. 고요한은 수비수와 공격수로 모두 태극마크를 다는 진기록을 이력에 추가했다. 그는 17일 파주NFC에 들어오며 “축구화는 있는 대로 다 준비해 왔다”고 했다. 농담이었지만 그만큼 각오가 남달랐다. 2일 호주와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는 선발 출전해 진가를 발휘했다.

대표팀 오른쪽 공격수는 이청용 자리다. 고요한은 10년을 돌고 돌아 친한 친구의 경쟁상대로 섰다. 고요한은 “(이)청용이는 기술 좋고 장점이 많다”고 겸손해하면서도 “나도 많이 뛰는 것은 자신 있다. 청용이와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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