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둔 김학민 22점 융단폭격…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꺾어

  • 동아일보

도로公은 흥국생명 완파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16일 러시앤캐시에 1-3으로 패한 뒤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경기 내용이 나빴기에 선수들은 호통을 들을까 마음 졸였다. 하지만 신 감독은 다정한 목소리로 “지금 우리 팀이 참 안 좋은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격려했다. 위기에서 채찍 대신 당근을 택한 것이다.

신 감독의 당근 전략은 적중했다. 대한항공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에 3-1(21-25, 27-25, 25-16, 25-21)로 역전승했다. 팀을 구한 건 이번 시즌 후 군 입대를 하는 주장 김학민이었다. 김학민은 정확한 공격(성공률 65.5%)으로 22점을 올렸다. 공중에 떠 있는 동안 라면을 끓여 먹을 만큼 체공시간이 길다는 고공점프를 바탕으로 타점 높은 공격을 퍼부었다. 김학민의 매서운 스파이크는 이날 마틴(18득점·공격성공률 44.8%)의 부진에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 기폭제였다. 왼쪽 발목 부상을 떨치고 처음 선발 출전한 곽승석은 11점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블로킹으로만 12점을 따내고 서브에이스를 8개나 성공시켰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허무하게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신 감독은 마틴을 교체하는 강수를 던졌지만 2세트에도 19-23까지 몰리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끈질긴 근성과 현대캐피탈의 범실(2세트 10개)을 묶어 2세트를 27-25로 역전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3라운드 첫 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승점 23(7승 5패)으로 2위 현대캐피탈과 동점이 됐으나 승수에서 밀려 3위가 됐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내가 원했던 대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다. 호통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라며 웃었다.

여자부에선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3-0(25-16, 25-13, 25-19)으로 완파했다.

천안=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김학민#대한항공#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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