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맛이 어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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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의 중앙대, 인삼공사 격파… SK는 허웅의 연세대에 진땀승

연세대 시절 실업팀들을 혼쭐내던 ‘저승사자’ 정재근(43·연세대 감독)과 ‘람보 슈터’ 문경은(41·SK 감독). 20여 년이 흐른 2012년 두 농구 스타가 적장으로 만나 한판 승부를 겨뤘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되살리고 국내 농구 저변을 확대하는 취지로 올해 신설된 ‘2012 프로-아마 최강전’ 개막전에서였다. 상무를 제외하고 대학팀이 프로나 실업팀과 공식 경기를 치른 것은 1996∼1997시즌 농구대잔치 이후 15년 10개월 만이다.

○ SK 문경은 감독 모교 상대 진땀승

연세대 선후배 맞대결에서 웃은 건 SK 문경은 감독이었다. SK는 28일 고양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1회전에서 77-69로 승리했다. SK는 다음 달 2일 모비스와 16강전을 치른다.

김선형 최부경 김민수 등 주전들을 대거 뺀 SK는 3쿼터까지 53-57로 연세대에 끌려갔다. 하지만 4쿼터에 중앙대 졸업 예정인 가드 정성수(7득점 14어시스트)가 자유투 2개와 3점슛을 성공시키며 전세를 65-61로 뒤집었다. 포워드 김우겸(24득점 11리바운드)은 승부처인 4쿼터에만 6득점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문 감독은 “2군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면서 승리까지 하게 돼 다행이다. 다음 경기부터는 승부처에 최부경 등 주전들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 아버지 허재 빼닮은 허웅

비록 패하긴 했지만 연세대 허웅의 플레이는 아버지 허재(KCC 감독)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허웅은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 상대 수비를 무력하게 만드는 어시스트, 반 박자 빠른 슈팅 등 여러 면에서 아버지의 현역 시절과 닮았다. 허웅은 1학년이지만 4쿼터 중반 5반칙 퇴장당하기 전까지 팀을 이끌며 22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웅은 “롤모델인 김선형 선배와의 맞대결이 무산돼 아쉽다. 후반 승리에 대한 욕심을 내다 무너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에 대해서는 “매 경기 후 요점 정리를 해주시는 선생님”이라고 소개하는 한편 ‘아버지보다 나은 점이 뭔가’라는 질문에는 “외모”라고 답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중앙대 첫 이변의 주인공

김유택 감독이 이끄는 중앙대는 1.5군이 나선 인삼공사를 98-94로 꺾고 첫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중앙대 쌍포 이호현(35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전성현(33득점 5리바운드)은 68득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중앙대는 2일 KCC와 16강전을 치른다.

고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농구#아마추어농구#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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