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감독교체 후유증? 홍성흔이 날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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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초 2루타 선제타점 맹활약, 선발 송승준 6이닝 8삼진
호주 퍼스 꺾고 亞시리즈 첫승

롯데의 베테랑 타자 홍성흔은 최근 고민이 많았다. 양승호 감독 교체로 인한 충격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해 감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뿐 아니라 신임 김시진 감독의 의중에 따라 물갈이가 불가피해진 코치진에게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아시아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홍성흔은 “고참으로서 코치들을 보는 게 가장 힘들다. 큰 대회를 앞두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짓긴 했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홍성흔은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중요한 시기임에도 아시아시리즈에 기꺼이 동참했다. 부상 방지를 위해 출전하지 않아도 됐지만 팀을 다시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그는 “아시아시리즈 결승은 요미우리와 삼성의 한일전이 아닌, 삼성과 롯데의 한한전이어야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롯데는 B조 예선에서 요미우리를 꺾으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퍼스와의 아시아시리즈 B조 첫 경기를 앞둔 8일 부산 사직야구장. 홍성흔은 경기 시작 전부터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는 “팬이 엿 먹으라고 줬는데, 나쁜 뜻인가? 수능시험일이라 시합 잘하라는 좋은 뜻으로 준 건지 모르겠다”며 “점수차를 벌려 퍼스의 구대성 선배가 못 나오게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퍼스의 불펜 필승조 역할을 맡은 구대성은 팀이 큰 점수차로 뒤지면 투입 가능성이 낮다.

홍성흔의 활약은 분위기 메이커로서 뿐 아니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1회초 2사 후 손아섭의 안타로 만든 기회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출신인 퍼스 선발 버질 바스케스를 상대로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이후에도 볼넷 2개를 고르며 출루했다.

롯데는 4회 2점, 6회 3점을 추가하며 퍼스를 6-1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6이닝 동안 공 79개로 삼진 8개를 솎아내며 3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구대성은 등판하지 않았다.

한편 A조 대만 라미고는 중국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차이나를 14-1, 7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첫 승을 올렸다. 천진펑은 “A조 1위를 다투는 삼성의 모든 투수를 알고 있어 잘 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9일은 같은 장소에서 퍼스-요미우리(12시), 삼성-라미고(18시)의 경기가 열린다.

부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롯데#감독교체#홍성흔#송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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