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돌아온 ‘국민 유격수’ 박진만 “다이빙 캐치, 내 스타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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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7시 00분


1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SK와이번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서 SK 박진만 수비. 문학|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1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SK와이번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서 SK 박진만 수비. 문학|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차전도 출격합니다.”

SK 박진만(36·사진)이 씩 웃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둔 17일 문학구장. 포스트시즌 통산 94경기에 출전했던 베테랑 유격수가 이제 그 숫자를 하나 더 늘린다고 귀띔하던 참이었다. 이날까지 준PO 14경기, PO 29경기, 한국시리즈 52경기. 데뷔 초년생이던 스무 살 때부터 늘 팀의 주전 유격수였던 그는 지금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경신해나가는 중이다.

근근이 자리만 지키는 건 물론 아니다. 16일 PO 1차전에서 박진만이라는 이름의 ‘위엄’을 보여줬다. 에이스 김광현이 6회초 1-1 동점을 허용한 뒤 이어진 1사 1·3루 위기서 유격수 쪽으로 날아온 롯데 대타 박준서의 타구를 다이빙해 잡아냈다. 이미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마저 아웃돼 더블아웃. 그 순간 많은 야구팬들은 ‘국민 유격수’라는 박진만의 별명을 다시 한번 떠올렸을 것이다. 박진만은 “타구가 빠르면 무조건 병살로 처리하려 했다. 풀카운트가 되면서 자동으로 런앤드히트가 걸릴 것 같아 다시 3루쪽으로 한두 발 더 치우쳐 있었다”며 “오랜만에 슬라이딩을 2번이나 했더니 목도 결리고 몸이 쑤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진만은 올 시즌 글러브보다 1루수 미트를 끼는 일이 더 많아졌다. 모든 걸 유격수 때와는 반대로 해야 한다. 그러니 오랜만에 ‘자기 자리’에서 맞이한 가을잔치가 더 재미날 수밖에 없다. 빙그레 웃으며 “아무래도 편했다. 1루를 보고 나니 내가 1루수한테 송구를 잘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던지고 나면 끝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덧붙였다. “앞으로 야구를 몇 년 더 할지 모르겠지만, 좋은 모습을 보이고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고. 단단히 여문 가을잔치 베테랑의 다짐이었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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