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묻힌 공적…연임 회의감 국감 증인출석 부담 탈출 포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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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7시 00분


조중연 회장. 스포츠동아DB
조중연 회장. 스포츠동아DB
■ 조중연 축구협회장, 차기 불출마 선언 왜?

조중연(66·사진) 대한축구협회장이 내년 1월 실시될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 조 회장은 17일 협회 내부통신망에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번 회장 임기를 끝으로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글을 남겼다.

조 회장은 2009년 1월 당선된 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경질, 비리 및 절도 미수 직원 위로금 지급과 그로 인한 대한체육회 감사, 박종우(부산)의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저자세 외교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조 회장의 차기 회장선거 출마가 축구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그는 대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에는 투표권을 가진 지방 시도협회장들을 활발하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임기동안 이뤄놓은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회의감이다. 조 회장 측근은 “재임기간 과오 못지않게 공적도 많았는데 모두 묻혀버린 게 참 아쉽다”고 전했다. 조 회장 역시 사퇴 글에서 “회장으로 있는 동안 올림픽동메달, 월드컵 원정 16강, 여자월드컵 우승(U-17)과 3위(U-20)의 성과가 영광스럽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도외시된 채 축구 외적인 문제로 비난받고 회장이 국회에 불려나가는 현실이 유감스럽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9일 예정된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것도 조 회장에게 큰 부담이었다. 몇몇 의원들이 조 회장을 압박할 메가톤급 자료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렸다. 조 회장은 차기회장 선거 불출마로 이 압박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마련했다. 실제 조 회장은 이날 “이란전을 마치고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로 이동해 박종우 세리머니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 국회에 증인으로 참석하지 못한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핵심증인 없는 국감은 유야무야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의 불출마로 향후 회장 선거가 어떤 구도로 치러질지 관심이다. 조 회장 대항마로 거론됐던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외에도 권오갑 실업연맹회장,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 오규상 여자연맹 회장, 이회택 협회 부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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