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비바람 뚫고 ‘지존’이 돌아왔다… 신지애, 브리티시오픈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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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수술 후유증 이겨내고 제2전성기 위한 발판 마련

홀 깃발이 좌우로 요동칠 정도로 거센 바닷바람, 간간이 흩뿌리며 선수들의 팔을 무겁게 만든 빗방울, 10시간 가까이 지속된 긴 경기시간까지…. ‘강자들의 무덤’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악조건들은 이날따라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지존’ 신지애(24·미래에셋)의 우승 열망을 꺾진 못했다.

신지애가 16일(현지 시간) 영국 리버풀의 로열 리버풀링크스(파72)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고 잇따라 벌어진 4라운드의 악천후 속에서도 선전하며 정상에 올랐다.

○ 비바람을 잡고 정상에 등극하다

대회 마지막 날 경기는 험난한 브리티시 자연과의 한판 승부였다.

2라운드까지 9언더파 선두였던 신지애는 이날 맞바람에 고전했다. 그는 3라운드에서 보기 4개와 버디 5개를 기록해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10언더파에 머물렀다. 그 사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38승의 베테랑 캐리 웹(호주)은 3라운드에 4언더파를 몰아치며 7언더파로 신지애를 3타 차로 추격해왔다.

설상가상으로 4라운드 들어 바닷바람이 더욱 기승을 부렸다. 파4홀에서 세컨드 샷을 페어웨이 우드로 쳐도 그린에 못 미칠 정도로 세찬 바람이 심술을 부렸다. 3라운드까지 공동 8위로 선전하던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4라운드 3번홀에서만 5타를 잃기도 했다.

신지애 역시 4라운드 첫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의 집중력은 위기에서 빛났다. 첫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웹이 2, 3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무너진 사이 신지애는 이후 5번홀까지 차분하게 파 세이브하며 격차를 벌렸다. 비거리에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킨 전략이 주효했다.

신지애는 6, 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사실상 웹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후반부에 강한 소나기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신지애는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마감했다.

○ 제2의 전성기 발판 마련

지난주 1박 2일에 걸친 9차 연장을 펼친 신지애는 이날 우려했던 체력적 부담도 잘 극복했다. 신지애는 2라운드가 강풍으로 순연되면서 하루를 쉬었지만 대회 조직위가 3, 4라운드 36홀을 16일 하루에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다.

2주 연속 우승한 신지애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지존’으로 불렸던 2010년의 전성기를 재현할 수 있을까. 골프팬들은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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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브리티시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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