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 to런던] 인상 좋아진 사역사, 올림픽 2연패 보인다

  • Array
  • 입력 2012년 6월 12일 07시 00분


5번의 수술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 사재혁은 런던에서 한국역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금메달의 열쇠’로 불리던 인상은 더 강해졌고, 체중감량의 부담도 줄였다. 사진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163kg을 들어올리는 모습. 동아일보DB
5번의 수술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 사재혁은 런던에서 한국역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금메달의 열쇠’로 불리던 인상은 더 강해졌고, 체중감량의 부담도 줄였다. 사진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163kg을 들어올리는 모습. 동아일보DB
체육과학연구원(KISS)·스포츠동아 공동기획

11. 한국역도 확실한 금맥

엉덩이 빠지는 문제, 무릎넣기동작으로 해결
“몸 중심잡기·각도 넓어져…역도는 한끝 차이”
남자 77kg급 인상 170kg 용상 215kg 목표
딱딱한 엘리코사 런던올림픽 바벨 적응도 끝


2008년 8월 13일 중국 베이징 항공한천대학체육관. 사재혁(27·강원도청)은 베이징올림픽 역도 남자 77kg급에서 합계 366kg(인상 163kg·용상 203kg)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전병관이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무려 16년 만에 한국역도의 금맥을 이은 것이다. 4년간 더 강해진 그는 2012런던올림픽에서 한국역도 사상 최초의 올림픽 2연패를 꿈꾼다.

○인상 기술의 향상…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사재혁의 강점은 용상에 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은 3위였지만, 용상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2009고양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용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5월 제82회 전국남자역도선수권대회에선 211kg을 들어올리며, 용상 비공인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상에서도 기록 향상이 두드러진다. 2011년 10월 전국체전에서 165kg에 성공하며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인상 한국기록(164kg)을 1kg 경신했다. 최근 훈련 과정에서도 인상의 페이스가 좋다.

사재혁은 “4년 전에는 운동을 미련하게 열심히만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몸의 미세한 움직임 차이로 역도가 이렇게 쉬워질 수 있나’ 싶다. 인상 동작에서 발바닥을 중심으로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간 ‘내가 하는 동작이 맞다’고 생각해왔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최근 ‘무릎 넣기 동작’이 잘 되면서 몸의 중심이 더 잘 잡히고, 각도도 더 많이 나온다. 역시 역도는 한끗 차이인 것 같다”며 웃었다. 남자대표팀 이형근 감독은 “(사)재혁이가 경험이 쌓이면서 역도라는 운동의 참맛을 알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자 77kg급의 세계적 수준은 4년 전보다 크게 향상됐다. 인·용상 합계 375kg 이상에서 금메달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재혁 역시 인상 165kg·용상 210kg은 들어야 올림픽 2연패를 노릴 수 있다. 그는 “최종 목표는 인상 170kg·용상 215kg이다”며 큰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체중 감량 부담도 훌훌 털었다

77kg급에서 활약하는 사재혁의 평소 체중은 약 80kg. 대회마다 3kg 정도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전국제전에서 77kg급에 출전한 뒤 한 달 동안 체중을 그대로 유지해 세계선수권에 나갔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4월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겸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체중을 감량하지 않고, 85kg급에 나섰다.

일단 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사재혁은 “만약 그때 체중을 뺐다면, 몸을 다시 추스르는데 시간이 더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사이클을 타고 있다. 오르막 비탈길에 있는 느낌이다”라고 자평했다. 6월 중순 현재 사재혁의 체중은 79kg 후반대. 그는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서 훈련 중에 땀을 더 많이 흘린다. 그래서 체중이 조금 더 빠졌다”고 밝혔다. 사재혁은 7월 말 런던 입성 이후 본격적인 체중 감량을 실시한다. “대회 1주일 전 쯤부터 2∼3kg을 빼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다”라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사용할 바벨에 대한 적응 역시 마무리 단계다. 역도대표팀은 당초 훈련 때 우에사카(일본)사(社)사의 바벨을 썼지만, 최근 런던올림픽에서 쓰일 엘리코(스웨덴)사(社)의 바벨을 새로 구입했다. 사재혁은 “나는 탕탕 튀는 느낌의 바벨이 좋다. 하지만 엘리코사의 바벨은 좀 딱딱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감이 많이 달랐지만, 지금은 90% 정도 적응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형근 감독은 “경기운영 등 노련미가 4년 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다. 중국의 경쟁선수들과 비교할 때 강점이기도 하다”며 사재혁의 선전을 예상했다.

○사재혁은?

▲출생=1985년 1월 29일 강원도 홍천
▲가족관계=1남1녀 중 첫째
▲키·몸무게=168cm·80kg
▲소속=강원도청
▲출신교=석화초∼홍천중∼홍천고∼한체대
▲주요 성적= 2005세계주니어선수권 69kg급 금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77kg급 금메달, 2009세계선수권 77kg급 용상 금메달, 2011세계선수권 77kg급 용상·합계 동메달
▲보유기록=남자 77kg급 인상(165kg)·용상(211kg·비공인세계기록)·합계(375kg) 한국기록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