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PS다이어리] 올해만 3번 부상 곽희주 “불운? 왼발은 아직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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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4일 07시 00분


수원 삼성 곽희주. 스포츠동아DB
수원 삼성 곽희주. 스포츠동아DB
모두들 불운 혹은 비운의 선수로 표현하며 안타까워합니다. 거듭된 부상의 악령. ‘이제는 됐다’고 한 순간, 곧바로 또 다른 부상으로 주저앉는 통에 동정 어린 시선이 참 많지요. 하지만 수원 중앙 수비수 곽희주(30)는 그런 눈길이 달갑지 않답니다.

“백업 역할이라도 해야죠. 동료들도 모두 힘든데….”

부상 직후, 그가 했던 답이었어요.

올 시즌 정규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던 8월20일, 그는 첫 부상을 당합니다. 발목을 다쳤던 곽희주는 혹독한 재활치료를 하는 동안 의지를 다지기 위해 자신의 카카오톡 글귀를 바꿨답니다. ‘나 자신과의 타협은 없다!’

그렇게 다시 밟은 그라운드는 10월 성남과의 FA컵 결승전이었죠. 그런데 이게 웬걸, 전반 40분경, 장딴지 부상을 입고 교체됩니다. 다시 고난의 한 달이 지나고, 지난 주말 부산과의 K리그 챔피언십 6강PO에 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졌죠.

오랜만에 되찾은 출전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진 못했어요. 전반 10분 만에 오른쪽 발목을 채여 또 다시 고통에 빠집니다. 사실 한 시즌을 보내며 세 차례에 걸쳐 이어지는 부상은 거친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도 극히 드문 경우죠. 그래도 쉴 틈은 없었어요. 일종의 책임 의식이었답니다. 부상 부위에 미세 신경이 몰려 있어 살짝만 마찰이 있어도 오른 다리를 절룩거릴 정도로 아픔이 만만치 않지만 이를 악물었습니다.

“제 왼쪽 다리는 멀쩡하잖아요. 머리도 쓸 만 하고요.”

허탈함과 아쉬움 속에서도 긍정론을 펼쳐서일까요. 예상을 깨고 곽희주는 울산과 준PO에 선발 출격했어요. 절체절명의 순간, 어쩌면 수원 윤성효 감독에게 그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윤태석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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