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챔프전… 현대제철 “구세주 정설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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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전 전반 동점골 - 인저리타임 또 동점골
29일 2차전서 최후의 결투

고양 대교 여자축구팀은 지난해부터 다소 가혹한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WK(여자실업축구)리그 원년인 2009년 우승한 뒤 1골을 넣을 때마다 팀에 200만 원의 보너스를 주고 1골을 먹을 경우 500만 원을 벌금으로 걷기로 했다. 실점보다는 득점을 많이 하라는 뜻에서 시작한 동기부여책이다. 지난해엔 37골(7400만 원)을 넣고 17골(8500만 원)을 허용해 마이너스였다. 그렇다고 벌금을 받지는 않았다.

올 시즌 대교는 이 인센티브 시스템 덕을 톡톡히 봤다. 정규리그에서 64득점으로 16실점을 압도했다. 득점(1억2800만 원)이 실점(8000만 원)을 상계해 4800만 원을 벌었다. 정규리그 21경기에서 16연승을 달리며 19승 1무 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지난해 막판 7연승을 포함해 23연승을 했다.

하지만 26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W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는 이 인센티브가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인천 현대제철과 공방전 끝에 2-2로 비긴 것이다. 보너스에서는 600만 원을 손해 보게 됐다.

이날 경기는 2009년 첫 W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뒤 2년 만의 리턴 매치로 관심을 끌었다. 대교는 전반 14분 유한별의 헤딩골로 선제골을 잡고 1-1이던 후반 33분 송유나의 골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현대제철의 반격도 매서웠다. 후반 공격을 주도했고 전반 30분 동점골을 넣은 정설빈이 후반 인저리 타임에 다시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설빈은 잦은 부상 탓에 이름을 정혜인에서 바꾸고 한 달 만에 열린 중요한 경기에서 두 골을 잡아내 ‘개명’ 효과를 톡톡히 봤다.

2차전은 29일 오후 7시 충북 보은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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