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외신기자 10명의 평가… “평균 B이상 성공적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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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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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친절한 도시 본적 없다”… 시민의식 만장일치 만점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아흐레 동안의 달구벌축제를 현장에서 지켜본 외신기자들의 평가는 후했다. 폐막일인 4일 본보의 설문조사에 응한 외신기자 10명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B학점 이상의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이번 대회에 대한 국내외 언론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일부 국내 언론은 대회 중반부터 ‘운영 미숙’을 비판했다. ‘전국체육대회보다도 못한 수준 낮은 대회’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언론들은 ‘서울 중심적인 사고, 무책임한 비판’이라는 반론을 펼쳤다. 외신기자들은 ‘교통, 음식 등 부분적으로 미진한 점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잘 준비된 대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 부드러웠던 경기 운영

경기 운영은 평균 이상의 합격점을 받았다. 1995년 예테보리 대회 이후 모든 세계육상선수권을 경험한 체코국영TV의 미켈 두시크 기자는 “다른 대회보다 경기 운영이 부드러웠다. 스타트 총 오발사고 등은 다른 대회에서도 나온다”며 “일부 한국 언론들의 비판은 국제대회 취재 경험이 부족해서 나오는 얘기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시설과 인터넷 환경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5회 연속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취재해온 AP통신의 에릭 누네스 기자는 “내가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스타디움”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의 양밍 기자는 “한국이 세계 정보기술(IT)의 중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인터넷 시설이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동취재구역(Mixed Zone)과 기자석 사이의 거리가 멀어 불편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대구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설문 응답자 전원이 만점을 줬다. 카타르 트리뷴의 라지프 트리파티 기자는 “셔틀버스가 없는 새벽에 거리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시민이 직접 숙소까지 데려다줬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친절한 시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교통, 식당은 옥에 티

아쉬웠던 부분을 지적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있었다. 최하점(별 세 개)을 받은 교통문제는 공통의 불만사항으로 지적됐다. 벨기에 아틀레티클레번의 디미트리 디스켄스 기자는 “숙소와 스타디움 사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한 시간 동안 기다린 적이 있다. 셔틀버스가 너무 적었다. 이동 인원에 맞게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스타디움 주변의 식당 부족도 아쉬웠던 부분이다. ‘SET 케냐’의 나키라 캐럴라인 와루구루 기자는 “식당이 없어 매일 비슷한 음식만 먹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 미디어 식당에서 여러 음식이 나왔지만 한국식으로 조리돼 적응하기 어려웠다”며 “2009년 베를린 대회 때는 스타디움 주변에서 간이햄버거, 핫도그 가게 등 풍성한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폴란드통신의 마르타 피에트르비치 기자는 “미디어 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며 “가격(1만3000원)도 다른 국제대회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로스포트의 캐서린 에브러드 기자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한국의 장관급 인사들이 경기를 끝까지 안 보고 자리를 뜨는 경우가 있는데 국제대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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