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삼성 진갑용, 잠자는 사자 깨운 캡틴의 대포 2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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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6일 07시 00분


한화전 이틀연속 역전패 침울하던 삼성
6회 솔로·7회 투런 승리 결정짓는 폭죽
팀 4연패 끊고 다시 선두질주 힘찬 시동

삼성 진갑용. 스포츠동아DB
삼성 진갑용. 스포츠동아DB
삼성 진갑용(37)은 올해 다시 주장을 맡았다. 2005∼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연속 우승 당시 주장으로 봉사했던 기분 좋은 추억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 다시 삼성은 5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진갑용은 행운을 부르는 사나이인지 모른다.

선두 삼성은 올 시즌 유독 한화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팀간 상대전적에서 한화를 제외한 6개 팀에는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3∼24일 이틀 연속 역전패를 포함해 한화에 7승9패로 약했다. 게다가 24일 경기에선 3-0으로 앞서다 믿었던 불펜 3총사 정현욱∼권혁∼안지만의 동반 난조로 믿기 힘든 4-5 역전패를 당하며 시즌 첫 4연패의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25일 청주 한화전은 삼성으로선 승리가 절실한 한판이었다. 8월 들어 타선의 침체가 심각한 데다, 천적으로 변신한 한화에 거듭 덜미를 잡힌 탓에 팀 분위기마저 가라앉을 수밖에 없어 이날마저 패한다면 자칫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올 시즌 가장 큰 고비”라며 “오늘은 꼭 이겨서 연패를 끊고 싶다”고 말했다.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1·2·4회 거푸 병살타가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하더니 4회말 한화 김회성에게 좌월3점홈런을 내주고 거꾸로 끌려갔다. 다행히 5회초 반격에서 집중 4안타, 2볼넷을 묶어 4-3으로 역전했다. 그러나 23∼24일 선취점을 올리고도 추가점을 뽑지 못해 역전패했듯 이날도 어떻게든 도망가야 승리를 신고할 수 있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2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던 진갑용은 6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한화 2번째 투수 사이드암 신주영을 상대로 값진 좌월솔로포(시즌 7호)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2-2서 6구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던 시속 126km짜리 슬라이더를 엉덩이가 빠진 상태에서도 툭 걷어 올려 2점차로 달아나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전날 경기 2회 좌월솔로홈런에 이은 이틀 연속 아치. 달아오른 그의 방망이는 7회에도 터졌다. 이번에는 2사 2루, 한화 3번째 투수 장민제에게서 7-3으로 달아나는 쐐기 좌월2점포를 뿜어냈다. 개인 3호, 시즌 17호, 역대 673호 연타석 아치였다.

적지 않은 나이, 포수라는 중책, 크고 작은 부상. 여기에 더해 올 시즌엔 주장 완장까지 더한 진갑용이다. 그러나 보스 기질을 타고난 팀의 최고참이자 주장답게 진갑용은 위기의 순간 반짝반짝 빛났다. 그리고는 또 한번의 정상 정복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삼성 진갑용=개인적으로 타격감은 오늘이든, 어제든, 3월이든 언제나 똑같다. 4연패 상황이라 선수단 분위기를 좀 잡았다. 어제 경기 후 선수단 미팅에서 분발하자고 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 전에는 편하게 하자고 했다. 내 스스로도 오늘은 편하게 했다. 이길 때는 따로 말할 게 없지만 (주장인 만큼) 연패를 할 때는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해야 한다. 팀 분위기는 점차 2005∼2006년이랑 비슷해지는 것 같다.

청주 | 정재우 기자(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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