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의 백만불짜리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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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2일 07시 00분


10일 두산전 9회말 2아웃 과감한 직구로 V
“맞을 각오로 편하게 던졌다”…무심투 효과

SK 송은범. 스포츠동아DB.
SK 송은범. 스포츠동아DB.
동점, 9회말 2사 만루, 그리고 풀카운트에서 투수의 심정은 어떨까. SK 송은범(사진)은 10일 두산전에서 그 지옥의 경험을 했다. 그러나 당시 송은범이 여유 있게 미소를 지으며 완벽 밸런스로 공을 던진 것을 본 사람은 다 안다. 결국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냈고, SK는 10회초 대거 6득점해 송은범에게 승리를 안겼다.

11일 두산전 직전 만난 송은범은 “무심투였다. 어차피 맞아도 내 패전 아니고, 내 방어율이 올라가는 거 아니니까 편하게 던졌다”고 농담했지만 9일 두산전 패전을 설욕했다는 뿌듯함이 얼굴에 배어 있었다. 송은범은 9일 9회말 구원 등판해 동점홈런을 맞은 뒤 역전 주자를 내보내고 패전을 당했는데 하루 만에 되갚았다. 당시 끝내기 안타를 맞았던 박희수가 10일에는 무사 만루를 만들어놓고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물려준 투수여서 더 기묘했다.

그러나 송은범은 박희수에게 티를 내는 것보다 9일 선발 역투를 하고도 승리를 날린 고든을 향한 미안함을 더 표시했다. “할 수만 있다면 내 1승을 고든 주고 싶다.”

송은범은 8승으로 SK 최다승 투수지만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선발이 아닌 이상 다승은 의미가 없다”며 불펜 투수로서 팀 승리를 지키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었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9회말 만루에서 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자신감이다. 송은범은 그 자신감을 갖고 있었고, 가장 자신 있는 직구로 승부했다”고 칭찬했다.

잠실 |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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