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이달 유소연(21·한화)의 US오픈 우승까지 한국여자골프군단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99승을 거뒀다.
100승에 도전했던 지난주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김인경(하나금융)이 공동 3위, 홍란(MU스포츠)이 공동 6위에 올랐지만 우승컵은 미야자토 아이(일본)에게 내줬다.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극적인 100승 달성을 위한 준비 무대였다고 볼 수 있다. 28일부터 시작되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이 한국 낭자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올해 스코틀랜드의 앵거스 커누스티 링크스에서 열린다. 1500년대에 만들어진 이 골프장은 남자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7번 개최했지만 여자 선수들에게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대회는 전장이 7000야드가 훨씬 넘지만 이번 여자 대회 코스는 6490야드(파72)로 줄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2001년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는데 그해 박세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05년 장정, 2008년 신지애가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당시에는 모두 바닷가의 링크스 코스에서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커누스티 링크스는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골프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데다 바람도 무척 강하다. 워낙 남성적인 코스라 경험 많고 파워 있는 선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가 거둔 승수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에비앙마스터스가 끝난 뒤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어 100승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왕이면 내가 우승해 100승의 이정표를 직접 쓰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세리는 올해 드라이버를 평균 260.7야드를 날려 한국(계) 선수 가운데서는 미셸 위(268.4야드)를 제외하곤 가장 파워 넘치는 스윙을 하고 있다.
올 시즌 준우승만 4차례(LPGA투어 2회, 유럽투어 1회, 일본투어 1회) 차지하며 우승에 목마른 신지애도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신지애는 대회 조직위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은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매년 링크스 코스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 있는데 커누스티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최나연(SK텔레콤)과 김인경 등 총 35명의 한국계 선수가 출전해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청야니(대만), 미야자토 아이, 2009년 우승자 캐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 등과 우승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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