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참 미운 당신”…하루 두 번 운 ‘야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7월 23일 07시 00분


이보다 더 야속할 수 있을까. 한화가 비 때문에 하루에 두 번 울었다.

한화가 전반기 최종전을 앞둔 21일 대전구장에는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줄기차게 비가 내렸다. 덕분에 한화도 우천 취소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을 품었다. 상대팀 KIA 선발이 무서운 기세의 에이스 윤석민이었으니 피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경기 감독관이 누군지 작업(?) 좀 해 봐야겠다”고 농담했고, 한화 프런트도 김호인 경기 감독관 곁을 맴돌며 경기 취소를 설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김 감독관이 고민하는 사이,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고 그라운드가 말랐다. 결국 경기는 속개됐고, 윤석민은 예상대로 호투했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었다. 1-4로 뒤졌던 8회말, 한화는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만회하고 1사 1루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19일에도 9회말에 3점 열세를 뒤집었기에 또다시 반전을 노려볼 흐름. 그러나 하필 이 때 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40분간 애달프게 하늘만 바라봤는데도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경기를 계속 해야 한다”고 부르짖어 봤지만,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강우 콜드패. 제아무리 ‘야왕’이라 해도 하늘의 장난까지는 막아낼 수 없었나 보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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