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게 전문가 예상이다. 그런데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팀 간 전력이 평준화된 데다 부상 등 돌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야구가 21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전체 일정의 60% 정도를 소화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시즌 직전 예상을 들여다봤더니 역시 예상은 예상일 뿐이었다. 야구계 최고의 명언으로 꼽히는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의 “야구 몰라요”가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 누구도 예상 못한 두산의 몰락
전문가들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두산을 4강 후보로 올려놨다. 우승 후보로 꼽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더스틴 니퍼트가 가세했고, 일본에서 뛰던 이혜천이 돌아왔다. 야수진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했고 큰 경기 경험도 많았다. 어떤 전문가는 “약점이 없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정반대였다. 5월부터 패배가 늘기 시작하더니 야구장 안팎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끝없이 추락했다. 그 과정에서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21일 현재 34승 2무 41패의 성적에 그친 두산은 6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 전문가도 놀란 삼성의 약진
삼성이 치열한 선두 다툼 끝에 전반기를 2위로 마감할 거라 생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삼성을 중위권으로 분류했고, 잘해야 4강 한 자리를 차지할 걸로 내다봤다.
삼성은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갑작스레 감독이 선동열 감독에서 류중일 감독으로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이 초보답지 않은 지도력을 발휘한 데다 배영섭, 모상기 등 젊은 선수들이 재능을 폭발시켰다. 또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난 오승환이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그면서 삼성은 투타 모두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게 됐다.
삼성의 우승 가능성을 언급한 유일한 이는 하일성 위원이었다. 하 위원은 “삼성은 폭발적인 공격력은 없지만 투수력, 수비력, 공격력, 백업까지 가장 균형을 갖춘 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말대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삼성이 내려갈 수도, 두산이 극적인 뒤집기를 할 수도 있다. 야구는 모르는 것이니까. 올스타 휴식기를 가진 프로야구는 26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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