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에는 백발의 어르신들이 목이 쉬어라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대구 계성고 출신의 농구 원로들이었다. 올해로 개교 105주년을 맞은 계성고는 1934년 농구부를 창단했다. 오랜 전통을 지닌 계성고 농구부는 올 시즌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고 있다.
계성고는 22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고려대 총장배 전국남녀고교농구대회 남고부 결승에서 용산고를 77-68로 꺾었다. 이로써 계성고는 5월 협회장기 결승에서 경복고를 누르고 2002년 이후 9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뒤 2관왕에 등극했다. 계성고 코치로 36년 동안 일했던 임판석 씨(70)는 "한 해에 타이틀 2개를 안은 건 1975년 이후 36년만이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계성고 돌풍의 주역은 졸업반 포인트 가드 최창진(187cm). 경희대에 스카우트된 최창진은 절묘한 패스와 과감한 골밑 돌파로 29득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최우수선수, 득점상(21.3점), 어시스트상(6.5개), 수비상을 거머쥐며 4관왕이 된 최창진은 "1,2학년 때 늘 경복, 용산 같은 팀들에게 패해 우승 한 번 못했는데 열심히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고 기뻐했다. 2001년부터 계성고를 이끌고 있는 김종완 코치는 "강한 수비와 속공이 우리의 강점이다. 1월 대만 전지훈련 때 경희대, 한양대 등과 강도 높은 실전 경험을 쌓은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KCC 허재 감독의 장남인 용산고 허웅은 19점을 넣었으나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의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여고부에서는 1980년대 명가드로 이름을 날린 박정숙 씨가 지휘봉을 잡은 삼천포여고가 최우수선수로 뽑힌 김한비(179cm)가 26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상주여고를 55-36으로 꺾었다. 연맹회장기에 이어 시즌 2관왕. "이름이 비슷한 신한은행 김단비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한비는 동료들의 부상으로 7명만 출전한 어려운 팀 사정 속에 이번 대회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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