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서 ‘2루수’가 승리 투수 진기록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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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6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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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발데스, 연장 19회 구원 등판해 승리 영광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의 2루수 윌슨 반데스. MLB 홈페이지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의 2루수 윌슨 반데스. MLB 홈페이지
미국프로야구에서 내야수가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투수가 되는 진기록이 나왔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2루수 윌슨 발데스(33)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9회 팀의 9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타석에서 6타수3안타를 때렸던 발데스는 등판할 투수가 없자 감독의 호출을 받고 급히 마운드로 향했다.

발데스는 첫 타자로 맞은 신시내티의 3번 타자 조이 보토에게 초구 142㎞짜리 빠른 볼을 던졌다.

간간이 체인지업도 섞어 던진 발데스는 보토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큰 산을 넘었다.

스콧 롤렌을 몸 맞는 볼로 내보낸 발데스는 제이 브루스와 카를로스 피셔를 각각 중견수 뜬공과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10개를 던졌고 커브도 1개 끼어있었다. 최고구속은 145㎞가 찍혔다.

필라델피아는 공수 교대 후 안타와 볼넷, 고의 4구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라울 이바녜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아 5-4로 이겼다.

6시간 11분짜리 대접전이 마무리되면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를 지켰던 발데스가 승리를 안았다.

외신은 통계회사 자료를 인용, 2000년 8월23일 승리를 거뒀던 콜로라도 포수 브렌트 매인에 이어 발데스가 야수로는 11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고 전했다.

매인은 당시 연장 12회에 끝난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1이닝을 실점 없이 던졌다.

200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해 시애틀과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거쳐 2008년에는 한국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던 발데스는 특별한 재주가 없던 탓에 팀을 자주 옮겨 다녀 '저니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KIA에서는 수비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타격이 엉망이어서 그해 5월 퇴출당했고 곧바로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로 이적했다.

2009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메츠에서 뛰었고 지난해부터 필라델피아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 타율도 0.248에 불과한 수비형 선수다.

빅 리그 8년 만에 처음으로 마운드에 섰던 발데스는 제구가 안 돼 포수 뒤쪽 그물에 공을 던지기도 했지만 안타를 맞지 않고 호투,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평생 기억에 남을 첫 승리를 따낸 발데스는 "아마 보토에게 홈런을 맞았더라도 동료가 내게 별말은 안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필라델피아의 주포인 라이언 하워드는 "발데스가 무슨 볼을 던질까 재미있게 지켜봤다. 발데스가 승리를 일궈냈다"며 기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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