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피겨선수권 100배 즐기기]<下>김연아 새 프로그램 지젤과 오마주 투 코리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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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아리랑… “마지막 순간 가슴 뻥 뚫리는 감동 드릴게요”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대비해 그동안 꼭꼭 감춰뒀던 새 프로그램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김연아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공개 훈련을 통해 새 쇼트프로그램인 ‘지젤’을, 27일에는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오마주 투 코리아’를 공개했다. ‘지젤’은 예술성의 극대화에, ‘오마주 투 코리아’는 감동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9일, 프리스케이팅은 30일 열린다.

○ 지젤 “슬픔, 기쁨 등 모든 감정 표현”

발레곡인 ‘지젤’은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과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의 영원성을 표현한 곡이다.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아돌프 아당의 작품으로 순박한 시골 처녀 지젤은 사랑하는 남자의 신분이 귀족이고 공주의 약혼자임을 안 뒤 스스로 목숨을 끊고(1막) 그 후 숲에 찾아오는 젊은이를 죽을 때까지 춤추게 하는 요정이 되지만 결국 그 남자를 살려준다(2막)는 내용이다.

김연아의 지젤은 음악 전개 순서가 극의 줄거리와는 조금 다르다. 2막 서곡과 1막 지젤 등장, 2막 지젤의 무덤가, 지젤이 배신감에 괴로워하는 1막 후반, 지젤이 죽는 1막 끝부분 순서로 전개된다. 사랑과 아픔이 뒤섞인 격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부분. 지젤이 실연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다 죽음에 이르는 장면을 강렬한 음악과 함께 빙상장 전체를 휘저으며 스텝 시퀀스를 펼치다 숙연한 자세로 연기를 마무리한다. 기술적으로는 스파이럴 시퀀스가 빠지면서 스텝 연기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 지난 시즌과 거의 그대로다.

○ 오마주 투 코리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인 ‘오마주 투 코리아’는 아리랑의 후렴 선율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음악을 편곡한 곡이다. 오마주 투 코리아를 편곡한 지평권 음악감독은 “영화 음악가인 로버트 바넷이 함께 편곡한 아리랑이 대부분 활용됐다”며 “원곡은 6분 정도인데 4분 정도로 줄이고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이 구음과 가야금 연주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축 처지는 기존의 아리랑이 아닌 관현악의 웅장한 느낌이 살아 있다. 처음에는 구슬픈 아리랑의 선율이 흐르다가 빠른 관현악 음악이 흘러나온다. 마지막에 다시 아리랑이 나오면서 슬픈 감정과 감동은 최고조에 이른다. 기술적으로는 더블 악셀이 3회에서 2회로 줄어들면서 지난 시즌 뛰었던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점프로 변경했고, 스핀에서 레이백 스핀을 추가했다.

김연아는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며 “마지막 부분이 포인트로 아리랑이 흐르면서 스파이럴을 할 때 그 기분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전통 춤사위 동작을 많이 봤지만 그것들을 얼음 위에서 똑같이 표현하기 어려워 현대적인 동작들로 대체하고 감정 표현에 더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7일 여자 싱글 예선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곽민정(18·군포 수리고)은 출전 선수 24명 중 15위(67.75점)에 그치며 1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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