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즉위식 준비하라” 삼성화재 1승 남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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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가빈 43점… 고비마다 고공폭격

프로배구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은 득점할 때마다 관중석 앞으로 달려간다. 두 팔을 한껏 벌리며 팬들의 함성을 유도한다.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서는 세리머니가 더 화려해졌다. 동료들에게 투지를 불어넣기 위한 행동이다. 평소에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고희진의 역할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라고 말한다. 고희진 스스로도 “투지만큼은 내가 한국 최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삼성화재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1(22-25, 25-22, 25-22, 25-2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4시즌 연속 챔피언이 된다. 반면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은 1승도 못 건진 채 벼랑 끝에 몰렸다. 신영철 감독은 “1차전 한 세트, 2차전에서 두 세트를 따냈으니 3차전에서는 세 세트를 얻어 이기고 싶다”고 했지만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치용 감독은 마음을 비웠다고 했지만 눈앞에 성큼 다가온 우승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았다. 왼손을 다친 박철우를 선발에서 뺀 뒤 위기 때 출전시키겠다고 했으나 1세트에서 1-3으로 뒤지자 바로 투입했다. 박철우의 활약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선발로 출전한 김정훈을 긴장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삼성화재는 1세트를 내줬지만 신치용 감독의 의도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조직력이 살아났다. 1세트에서 공격점유율 65.6%, 성공률 42.9%로 9득점에 그쳤던 가빈은 2세트에서 점유율을 80%, 성공률을 66.7%로 끌어올리며 17점을 쏟아 부었다. 기세가 꺾인 대한항공은 반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가빈은 1차전 46득점, 2차전 50득점에 이어 이날도 43득점을 기록했다. 가빈은 “삼성화재가 가빈의 팀이라고 하는데 정말 싫어하는 말이다. 우리의 팀워크는 최고다”라고 말했다. 고희진은 블로킹으로만 6점을 올리는 등 10득점으로 활약했다. 신치용 감독은 “3연승은 예상 못했다. 선수들의 투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파이팅의 삼성화재에 몰린 대한항공은 벼랑 끝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4차전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가빈 “삼성화재가 원맨 팀? 그런 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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