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2년 연속 10승…강심장이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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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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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자신감에 류감독 개막선발 낙점
5이닝 만점투…위기관리 능력도 합격점

7이닝 이상 책임지는 이닝이터 변신 선언
KS 우승 노리는 삼성 에이스로 진화중

생애 첫 개막전서 만점 피칭

삼성 차우찬이 생애 첫 개막전 등판에서 성공적인 피칭을 했다. 2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에서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초반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역전만루홈런을 터뜨린 채태인이 개막전 최고스타였지만 차우찬의 호투도 류중일 감독이 데뷔 첫 승을 하는데 큰 힘이 됐다. 차우찬의 올해 목표는 2년 연속 10승과 2점대 방어율, 그리고 150이닝 투구다. 지난해 승률왕 타이틀을 차지한 성적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줄 각오다. 차우찬은 지금 두려운 타자가 없다.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슬라이더는 최고 수준이고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도 넘친다. 차우찬은 지난해 가장 급성장한 투수다. 올해도 그는 여전히 발전하고 있고 그래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려면 강한 선발투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삼성 차우찬. 스포츠동아DB.
삼성 차우찬. 스포츠동아DB.

○개막전 선발 차우찬!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불렀다. “개막전 자신있나?”, “자신있습니다.”, “윤석민이 나올 것 같은데 이길 자신있나? ”, “이기겠습니다.” 그렇게 말이 오고갔다. 미디어데이에서 류중일 감독은 가장 먼저 개막전 선발투수를 발표했다. “삼성의 개막전 선발투수는 차우찬입니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의 자신감 넘치는 대답이 좋았다. “개막전 선발 물어보는데 우찬이가 망설임이 없었어요. 마음속으로 바로 결정했죠.”류중일 감독이 차우찬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한국시리즈를 우승하기 위해서는 상대 에이스를 이길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찬이는 계속 좋아지고 있는 투수입니다. 우승하려면 우찬이가 진짜 에이스가 되어야 합니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에이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생애 첫 개막전 선발이라는 부담도 있었을텐데 차우찬은 위기에서 특히 잘던졌다. 2회 무사2루를 넘겼고 4회 1사 2,3루에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5회 1사 1,2루에서도 정교한 컨트롤이 나왔다. “마운드에서 달라진 저를 느낍니다. 내가 많이 차분해졌구나 생각하죠.” 위기에서 부정적인 생각은 들지 않는다. “포수미트만 보고 집중해서 던지죠. 위기인데도 마음이 편하니까 컨트롤도 잘되구요.”과거에는 그렇게 던지지 못했다. 위기가 오면 자꾸 나쁜 생각이 떠올라 제대로 승부도 못해보고 무너지곤 했다. 에이스는 위기에서 잘던져야 한다. 개막전에서 차우찬은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매경기 7이닝은 던져야죠.”

“좋았던 것은 위기때 침착했던 점이고 나빴던 것은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는 거죠.”개막전을 마치고 차우찬은 투구수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5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졌다. 투수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 타자가 자신의 공을 때리지 못하게 하려는 투수와 때리게끔 하는 투수다. 타자가 때리는 것을 두려워하면 볼카운트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투구수가 늘어난다. 반면 타자가 때리게끔 하는 투수는 볼카운트에 관계없이 타이밍과 로케이션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간다. 선발투수에게 최고의 명예는 ‘이닝이터’다. 이닝이터는 타자를 맞춰잡을줄 알아야 가능하다. 타자가 때리는 것을 두려워하면 투구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타자가 때리게끔 하고 아웃카운트는 내가 챙긴다’는 마음을 터득할 때 이닝이터가 될 수 있다. “항상 7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자신있게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질 생각입니다.”지난해 삼성의 퀄리티스타트는 8개구단 가운데 7위인 35회였고 차우찬은 9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올해는 적어도 15번 이상의 퀄리티스타트를 하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에이스에게서 배운다

개막전에서 KIA 윤석민의 피칭을 유심히 봤다. “상대투수를 그렇게 열심히 본 적은 처음이예요.”팽팽한 승부에서 강한 승부욕이 생겨나고 어느 경기보다 집중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석민이형, 밸런스와 컨트롤이 정말 부럽더라구요. 한가지는 분명하게 배웠어요.” 좋은 투수는 자신의 힘을 공을 던지는 순간에 한꺼번에 폭발시킨다는 것이다. 윤석민은 세게 던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공을 던지는 순간의 팔스윙 스피드는 탁월한 투수다. 지난해 9월19일 SK 김광현과 맞대결을 할 때도 그런 기분을 느꼈다. “그 때 광현이에게 느낀 것은 정신적인 위압감이었죠.” 싸우기도 전에 김광현이 상대를 눌러버린 듯한 인상을 받았다.

차우찬은 올시즌 상대 에이스의 장점을 제대로 한번 배워볼 작정이다.

○2년 연속 10승과 2점대 방어율, 150이닝

차우찬의 올해 목표는 2년 연속 10승과 2점대 방어율, 그리고 150이닝 등판이다. 지난해는 7승과 100이닝 투구가 목표였다. 1년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우찬의 위상은 높아졌고 그가 던지는 공 하나 하나는 삼성의 희망이 되고 있다. “올해가 얼마나 중요한 시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부상없이 풀타임을 던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차우찬의 구종은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네가지다. 직구는 볼끝이 좋아 최고 수준이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꺾임도 예리하다. 지난해부터 준비한 스플리터가 제대로 떨어진다면 타자를 좀 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 두가지 희망이 있다.

우타자 몸쪽에 슬라이더 유인구를 효과적으로 던지는 것과 좌타자 몸쪽에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숙제였는데 올해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참이다.

○꿈은 다승왕과 한국시리즈 우승

지난해 포스트시즌은 아쉬움이 많았다. 차분하게 던졌어야 했는데 힘으로 세게 던지는 것만 생각했다. “좋은 경험이었죠. 정규시즌과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제 피칭을 하지 못했어요.”

차우찬의 가장 큰 꿈은 다승왕이다.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가졌던 꿈인데 그동안 말도 못했어요. 일단 올해는 2년 연속 10승입니다.”삼성의 왼손투수 다승왕은 1985년 25승을 기록한 김일융이 유일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삼성은 강한 선발투수를 원한다. 바로 차우찬이다. 그는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고 멘탈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뤘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다승왕을 꿈꾸는 차우찬의 도전을 관심있게 지켜보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차우찬은? ▲생년월일=1987년 5월 31일 ▲출신교=군산초∼군산남중∼군산상고 ▲
키·몸무게=185cm·80kg(좌투좌타) ▲프로 데뷔=2006년 신인 드래프트 삼성 2차 1번(전
체 7순위) ▲2010년 성적=37경기 126.1이닝 10승2패2홀드, 방어율 2.14(승률 1위) ▲
2011년 연봉=1억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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