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류대국·원강산 놀림감 된 까닭은? 현지 거지에 호주머니 털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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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8일 07시 00분


덩치는 산만하지만. 순둥이 형제. 돈 뺏기고 놀림감 된 넥센 불펜포수 류대국(왼쪽)과 원강산.
덩치는 산만하지만. 순둥이 형제. 돈 뺏기고 놀림감 된 넥센 불펜포수 류대국(왼쪽)과 원강산.
류대국(23·왼쪽). 원강산(22). 이름에서부터 뭔가 남다른 포스가 느껴지는 이들은 넥센의 불펜 포수다. 둘이 합쳐 0.2톤.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어 보인다. 일본으로 스프링캠프를 갈 때면 현지 주민들이 이들을 야쿠자로 오인해 슬슬 피해 다니는 일이 있을 정도다.

류대국은 미국 전지훈련을 갈 때마다 ‘테러범과 몽타주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입국이 지연되기도 한다. 하지만 외모와는 달리 마음이 여린 그들. 대국-강산 형제가 최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중인 넥센 선수단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며칠 전, 둘은 숙소를 나와 빨래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뒤 덩치 좋은 현지인 한 명이 나타났다. 그는 ‘3달러와 담배 한 개비’를 요구했다. 불량배라기보다는 술 한 잔에 눈이 풀린 거지였다. 하지만 순간 겁에 질린 대국-강산 형제는 순순히 호주머니를 털어주었다.

선수단 내에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걔가 너희들을 더 무서워했을 것….” “덩치는 산만한 것들이….” “×이나 뜯기고 다니고….” 등의 놀림이 이어졌다.

참다못한 이들의 항번. “주먹이 얼굴만 했다니까요. 형들은 가면 바로 납작 엎드릴걸요?” 그래도 대국-강산 형제는 “담배 한 개비 값이라며 16센트를 돌려주더라”며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 주)|글·사진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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