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간 IT “마케팅 홈런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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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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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파크가 제작한 야구 게임 ‘마구마구’의 캐릭터가 롯데의 이대호를 연상케한다. 마구마구 홈페이지
애니파크가 제작한 야구 게임 ‘마구마구’의 캐릭터가 롯데의 이대호를 연상케한다. 마구마구 홈페이지
일본프로야구에서 2005년은 특별한 해였다. 2004년 말 휘몰아친 구단 재편 소용돌이 속에서 오릭스와 긴테쓰가 합쳐지면서 11개 구단 체제가 될 뻔했다. 이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게 정보기술(IT) 기업인 라쿠텐이다. 라쿠텐이 새롭게 리그에 참여하면서 가까스로 12개 구단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 그해엔 경영난을 겪던 다이에를 대신해 IT기업인 소프트뱅크가 프로야구 판에 입성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메이저 온라인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제9구단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IT 업체로선 처음으로 야구에 발을 내딛게 됐다. IT 업체들의 야구 진출은 한일 양국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 IT 업체들, 야구 앞으로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담당 상무는 “우리 회사의 기업 모토는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하자는 것이다. 야구단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즐거움을 창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야구팬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엔씨소프트처럼 야구단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지만 야구를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IT 업체도 상당히 많다.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는 CJ인터넷은 2009년부터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다. 이전까지 타이틀 스폰서는 삼성전자였다. 연간 40억 원 가까운 거액이어서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CJ인터넷 관계자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단독 후원을 했는데 그 효과가 상당히 컸다. 그해부터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회원 수가 300만 명에서 550만 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 한국 넘어 일본 시장까지 진출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롯데를 후원한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은 올해도 후원을 이어간다. 지난해 롯데 선수들의 유니폼 상의에 넥슨 로고를 넣은 덕분에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지난해 초부터 상위권을 지켰고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브랜드 노출 효과는 더욱 커졌다. 넥슨 관계자는 “김태균 선수까지 맹활약을 해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검색 포털 네이버와 게임 포털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은 올해부터 박찬호와 이승엽이 입단한 오릭스를 공식 후원한다. 3월 25일 개막부터 오릭스 선수들은 한게임 로고가 새겨진 헬멧과 유니폼을 착용한다. 오릭스 홈구장인 교세라 돔 포수 뒤편 광고판에도 로고를 노출시킬 계획이다.

NHN 관계자는 “일본에서 야구는 국민 스포츠다. 거기에 박찬호와 이승엽이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까지 진출해 후원을 결정했다. 한국에서와 똑같이 일본에서도 네이버와 한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마케팅 면에서 볼 때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NHN는 상반기에 ‘야구9단’이라는 온라인 야구게임을 론칭할 계획인데 이 같은 야구 마케팅이 적지 않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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