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은 ‘루키 이현호’ 과외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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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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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내주며 노하우 아낌없이 전수

두산 이혜천.
두산 이혜천.
두산 신예 이현호(19)는 최근 전지훈련장에서 숙제를 하느라 바쁘다. ‘훈련’도 아닌 ‘숙제’라는 표현에 다소 의아했지만 다름 아닌 대선배 이혜천(32·사진)에게 받은 과제였다.

이현호는 2011 신인지명회의 2라운드에서 지명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같은 해 입단한 많은 신인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그는 2010년 교육리그∼마무리훈련까지 충실히 소화하며 전지훈련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최고구속 146km의 직구에 슬라이더, 투심패스트볼, 커브 뿐 아니라 좌완투수로는 드물게 포크볼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로, 벌써부터 코칭스태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지기 싫어하는 근성과 충만한 자신감이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혜천도 의지가 남다른 후배를 위해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건네고 있다. ‘이건 이렇게 하라’는 강압적인 방법이 아니다. “볼이 빨라지고 싶어?” “컨트롤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이 뿐만 아니다. 그는 본인이 신인시절 아프지 않기 위해 했던 손목보강훈련법을 전수했다. 욕조 속에 몸을 담그고 손목을 1000번씩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방법이다. 이 또한 매일 “제대로 하고 있냐?”고 체크할 정도로 세심하게 챙긴다.

이현호는 “선배님이 늘 ‘네가 잘 해야 형도 잘 할 수 있다. 신인으로서 쉽지 않은 기회를 잡았으니까 이럴 때 딛고 올라서야 한다’고 격려해주신다”며 “하지만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해 공이 빨라지는 방법을 가르쳐주시지는 않는다. 대신 스스로 투구 방법을 연구하고 고민하도록 숙제를 내주신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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