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동남아의 변심 ‘충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월 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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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적…10표 이상 이탈

한때 기적의 땅이었던 카타르 도하는 한국 축구 참사의 현장이 됐다. 당초 정 부회장의 선거 캠프에서는 최소 30표 이상을 무난히 득표할 것으로 내다봤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무려 10표 이상 이탈 표가 나온 셈이다.

○변심 표를 예측 못했다?

도하 리츠칼튼 호텔에 마련된 정 부회장의 선거 캠프에서는 걸프 연안 국가들이 정 부회장 캠프의 바람과는 달리 끈끈히 뭉쳐져 있음이 감지됐다.

총회에 앞서 중동 국가들을 두바이에서 서로 만나 결의를 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 측이 걱정했던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4일과 5일 만났던 정 부회장도 “이번 선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중동 지역에는 총 14장의 투표권이 주어지는데, 한때 정 부회장 캠프에선 왕정 국가들과 그렇지 않은 국가들로 중동세가 양분돼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 하지만 적은 중동이 아닌, 전혀 다른 쪽에 있었다.

중동은 10대4 정도로 표가 분산됐지만 믿었던 일본, 중국과 일부 약소국들이 요르단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요르단 관계자도 “꼭 걸프 연안국들 전부가 지지했다고 볼 수 없다. 우린 아시아 전 지역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다”고 했다.

특히, 중국 장지룡 위원은 애초에 정 부회장을 찍을 수 없었다. 알리 왕자와 가까운 OCA(올림픽평의회) 경기위원장 직함을 맡고 있는데다 FIFA 집행위원 후보로 나선 탓에 먼저 투표가 진행된 정 부회장의 당선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총회장에 있던 AFC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탈락했을 때, 동티모르와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권 인사들이 큰 환호성을 질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지지를 호소했던 정 부회장은 “우린 인접 국가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패배 원인은


정 부회장 캠프에서 가장 촉각을 기울인 부분은 모하메드 빈 함맘(62) AFC 회장의 역할이었다. 함맘 회장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투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카타르로 가져오면서 아시아권에서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진 함맘 회장은 일단 중립 노선을 지켰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 함맘 회장이 FIFA 집행위원 선거에 나설 때 정 부회장이 대항마로 나선 셰이크 살만 바레인축구협회장을 공개 지지하면서 반목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보다 요르단의 경우 상황이 더 좋지 못했다. 당시 요르단은 함맘 회장을 지지하다 경선 직전에 등을 돌려 사이가 멀어졌다. 정 부회장은 작년부터 함맘 회장과 뜻을 함께 하며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요르단은 함맘 회장이 추진한 비전 프로젝트 덕택에 2000년 축구협회 건물까지 선물 받았던 국가였기에 함맘 회장의 분노가 훨씬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쓸쓸히 총회장을 빠져나갈 때 함맘 회장의 표정도 잔뜩 굳어 있었다.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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