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FIFA 부회장 5선 성공할 수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3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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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60)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5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정몽준 부회장은 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FIFA 부회장 5선에 도전한다.

1994년 처음 FIFA 부회장에 당선됐던 정몽준 명예회장은 이후 4번 연속, 16년간 FIFA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FIFA 집행위원 자격도 유지해 왔다.

4선에 성공했던 2007년 선거에서는 단일 후보로 나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부회장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에는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36) 왕자가 경쟁자로 등장했다.

알리 왕자는 요르단 축구협회장과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번 AFC 총회에서는 FIFA 부회장 선거 외에도 AFC 정-부회장, FIFA 집행위원을 뽑는 선거도 함께 열린다.

●FIFA 부회장 선거 방식=FIFA는 각 대륙 연맹에 총 8장의 부회장 쿼터(아시아 1장, 아프리카 1장, 오세아니아 1장, 북중미 1장, 남미 1장, 유럽 3장)를 주며 FIFA 부회장은 FIFA 집행위원 자격을 얻는다.

따라서 아시아에 1장 주어지는 FIFA 부회장 자리는 FIFA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는다.

이번 AFC 총회에서 열리는 FIFA 부회장 선거는 46개 AFC 가맹국 투표로 승자를 가리며 첫 투표에서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과반수 득표 여부에 관계없이 FIFA 부회장에 당선된다.

정몽준 부회장도 1994년 처음 부회장에 당선될 당시 차점자였던 셰이크 아마드(쿠웨이트)를 불과 1표 차로 제쳤다.

●선거 판세= 대부분의 선거가 그렇듯 이번에도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다만 16년간 FIFA 부회장을 맡아 아시아 축구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을 듣는 정몽준 명예회장이 이제 막 30대 중반을 넘긴 알리 왕자보다 경력에서 한참 앞서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몽준 회장도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을 찾아 득표 활동을 벌였고 이후로도 권역별로 직접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알리 왕자가 이끄는 WAFF에 이란,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카타르, UAE,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 13개 나라가 가입돼 있어 낙관할 수는 없다.

또 이번에 함께 열리는 AFC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모하메드 빈 함맘(카타르)현 회장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도 변수다.

함맘 회장과 정몽준 명예회장은 2009년 FIFA 집행위원 선거 때는 적대 관계에 있다가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는 다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해 관계에 따라 등을 졌다가 다시 손도 잡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이번에도 어떤 관계를 이룰지 종잡기 어렵다.

●선거 결과에 따른 득실=정몽준 부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6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총회에서 제프 블래터 현 FIFA 회장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지난해 10월 일본과 친선 경기에 앞서 "회장 선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던 정몽준 부회장이지만 당시에는 "2022년 월드컵 유치가 가장 중요한 목표"라는 데에 방점이 찍힌 발언이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상황 변화는 있을 수 있다.

AP통신 역시 지난해 12월29일 "정몽준 회장과 함맘 회장이 블래터 현 회장의 경쟁자로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만일 패하면 정몽준 부회장은 국제 축구계에서 사실상 입지가 사라지는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FIFA 부회장직에 따른 집행위원을 겸하고 있어 부회장 자리를 놓치면 국제 축구계에서 갖고 있는 직함이 하나도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몽준 부회장은 국제 축구계, 나아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할 지렛대가 없어지며 국내에서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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