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폼 다듬고… 필살기 배우고… 신인왕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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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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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특급신인 ‘아기 독수리’ 유창식의 겨울나기

한화 특급 신인 유창식은 6일부터 21일까지 경북 울진군 덕구온천에서 마무리 훈련을
했다. 그는 온천욕을 즐기며 피로를 씻어냈고 덕구온천이 자리한 응봉산 정상에 올라
희망찬 2011년을 다짐했다. 사진 제공 한화 이글스
한화 특급 신인 유창식은 6일부터 21일까지 경북 울진군 덕구온천에서 마무리 훈련을 했다. 그는 온천욕을 즐기며 피로를 씻어냈고 덕구온천이 자리한 응봉산 정상에 올라 희망찬 2011년을 다짐했다. 사진 제공 한화 이글스
“아프지 않다고 꼭 좀 써주세요.”

28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한화 유창식(18)은 몸 상태가 어떤지 묻는 인사에 대뜸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올해 크게 부상을 당하거나 아픈 적이 없다. 아프다고 말한 적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거액의 계약금(7억 원)을 받고 한화 입단이 확정된 후 ‘아파서 쉰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억울한 일은 또 있다. 얼마 전 유창식이 인터뷰에서 ‘롯데 이대호와 힘 대 힘으로 붙으면 이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화제가 됐다. 분명 건방져 보일 수도 있는 말. 유창식은 “승부해보고 싶은 타자로 이대호를 꼽은 건 맞지만 그런 식으로 말한 적은 없다”고 했다. 유창식의 화법은 속칭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에 가깝다. 평소 스타일대로 “삼진 잡을 수도 있는 거고, 안타를 맞을 수도 있는 거고”라며 무심한 듯 말한 게 와전됐다.

유창식을 둘러싼 오해는 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그는 2011년 프로야구 신인 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2009, 2010년 2년 연속 꼴찌로 추락했다. 하지만 류현진(23)이라는 최고 왼손 투수가 있다. 초고교급 왼손 투수로 이름을 날린 유창식이 2006년 류현진 같은 활약으로 독수리 군단의 비상을 이끈다면? 그야말로 군침 도는 얘깃거리다.

유창식은 6∼21일 경북 울진군 덕구 온천에서 팀 재활 훈련에 참가했다. 온천, 등산 등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그는 다음 달 3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다. 그는 지난봄에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여름에는 ‘언터처블’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고교 시절 얘기일 뿐이다. 잔뜩 기대를 모은 특급 신인이 소리 없이 사라진 사례를 그도 잘 알고 있다.

하체 힘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투구 폼은 류현진 같은 부드럽고 힘 있는 자세로 교정하고 있다. 류현진의 필살기 체인지업도 전지훈련 때 전수받기로 확약을 받았다. 그는 “내년 시즌 결과가 안 좋다면 현재의 기대가 어떤 비난으로 바뀔지 잘 알고 있다. 목표는 신인왕이지만 일단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유창식이 성공을 다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다. 그가 여섯 살 때 아버지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서른 살이었던 어머니 최숙자 씨(42)는 아들을 위해 갖은 고생을 다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다. 10월 모자(母子)는 광주를 떠나 대전구장 근처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그의 어머니는 이제 일하지 않는다. 유창식은 “당연히 쉬셔야죠”라며 각별한 정을 나타냈다. 유창식이 메이저리그 유혹을 뿌리친 것도 어머니가 결정적이었다. 28일 유창식에게 어머니는 어떤 존재인지 다시 물었다. 그는 “왕”이라고 했다.

계약금 7억 원, 2년 연속 꼴찌 팀 그리고 어머니. 유창식이 잘해야 할 이유는 많다.

“1년 후에도 기분 좋게 인터뷰했으면 좋겠어요. ‘먹튀’ 소리는 절대 듣지 말아야죠.”

대전=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유창식 프로필

▽1992년 5월 15일
▽185cm, 88kg
▽화정초-무등중-광주일고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계약금 7억 원)
▽2010년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MVP, 세계청소년대회 구원투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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