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IFA대회 첫 우승]2007년 숨진 대표팀 김지수 양에 팬-지인들 글 남겨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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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야, 하늘에서 우승 봤니…”
2007년 사망한 김지수 선수.
“하영이랑 슬기랑 출국 전에 그랬어요. ‘지수 언니 몫까지 뛰겠다’고요.”

26일 감격의 승리를 이뤄낸 제자들을 보며 김규태 충남인터넷고 여자축구팀 감독(52)은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졌다.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훌륭한 압박수비를 선보인 임하영 선수(17)와 마지막 승부차기를 성공한 장슬기 선수(16)는 김 감독의 제자다. “아이들이 약속을 지켰다”며 김 감독은 또 다른 제자 지수를 떠올렸다. 큰 키에 길고 빠른 다리, “반드시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며 호언장담하던 밝고 당당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 그 제자는 2007년 세상을 뜬 김지수 선수(당시 16세)다.

“제1회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활약했던 것이 꼭 지금의 슬기 나이 때인데…. 지수가 오늘 경기를 봤더라면….” 김 감독에게 3년 전 유명을 달리한 김 선수의 사고는 어제 일만 같다. 충남인터넷고 1학년 재학 중 국가대표에 발탁된 김 선수는 경기 중 다친 무릎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받다가 갑작스러운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110일 만인 11월 2일 세상을 떴다.

“중학교 1학년 때 첫 경기에 나서면서도 하나도 떨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남달랐던 애예요.” 김 감독이 제자를 회상했다. 유달리 발이 빠르고 남자아이들과 어울려 공차기를 좋아했던 초등학교 6학년 소녀를 만난 것은 2003년. 이듬해 김 감독은 자신이 맡았던 충남 논산시 강경여중 여자축구팀에 김 선수를 영입했다. 김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발굴 4년 만에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태극마크를 따낸 것.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는 당시 동갑내기 지소연 선수 등과 함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팀을 본선 진출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그렇게도 갈망하던 월드컵 무대에는 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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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수는 떠나고 없지만 아직도 김 선수를 기억하는 팬과 지인들은 미니홈피를 찾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태극소녀들의 승리로 감격에 젖은 26일에도 10여 명이 김 선수의 미니홈피를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야, 우승했다…장슬기랑 임하영 게임 뛰었어…축하해줘라’ ‘여자축구 대한민국 우승했어요. 잘 지내고 계시죠?’ 답은 달리지 않았지만 방명록의 글은 계속 이어졌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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