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명서초등학교 대강당.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대한민국대표팀이 일본팀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여민지 선수의 어머니 임수영 씨(41)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다. 이어 이정은 선수의 어머니 김미자 씨(49), 초등학교 시절 여민지 선수를 지도한 명서초등학교 축구부 배성길 감독(49) 등과 얼싸안고 한동안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임 씨는 “그동안 많이 다친 민지가 자꾸 넘어지고, 시간은 흘러가고 그래서 계속 조마조마했다”며 “그러나 한국팀이 우승하리라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승전에서) 골을 넣지 못해 아쉽지만 다른 선수들이 모두 잘해줘 아주 대견스럽다”고 덧붙였다.
임 씨는 “어제 통화할 때 민지가 ‘컨디션이 좋다’고 해 줄곧 2골 정도 넣는 상상을 했다”며 “귀국하면 평소 좋아하는 갈비찜을 해 주고,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일본을) 이겼나 싶을 정도로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버지 여창국 씨(45)는 이날 여 선수가 다니는 함안대산고 강당에서 응원전을 폈다. 여 씨는 경기 직후 울먹이며 “딸이 귀국하면 곧바로 병원에 데려가 검진을 받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격전을 치르면서 많은 부상이 생긴 점을 의식한 것. 여 선수는 그동안 성장통과 십자인대 손상으로 몇 차례 고생을 했다.
여 씨는 “민지는 선수생활을 마친 뒤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한다”며 “딸이 원하는 최상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