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승훈, 1만m 올림픽신기록 금메달 쾌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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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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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플라워세리머니에서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가 무등을 태우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플라워세리머니에서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가 무등을 태우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으로 떠오른 이승훈(22.한국체대)이 올림픽 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선수단의 다섯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승훈은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8초55로 결승선을 통과, 기존 올림픽 기록(12분58초92)을 0.37초 앞당기면서 금메달을 따냈다.

마지막 조에 나섰던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12분54초50)가 이승훈보다 무려 4초 이상을 줄여 금메달 획득이 유력했지만,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교차하는 도중 실수를 범해 실격처리 됨에따라 이승훈이 극적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은메달은 슬로바키아의 이반 스코브레브(13분02초07)가 차지했고, 밥 데용(네덜란드)은 13분06초73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지난 14일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남녀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모태범과 이상화(이하 21.한국체대)에 이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세 번째 금메달.

5,000m에서의 깜짝 은메달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당당하게 실력으로 입증시켰다.

이날 5조에 나선 이승훈은 네덜란드의 반 데 키에프트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이승훈은 400m 링크를 25바퀴 도는 장거리 레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출발 총성과 함께 힘차게 얼음을 지치고 나가 처음부터 반 데 키에프트를 월등하게 앞섰다.

경기 중반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이승훈은 조금씩 기록을 줄여 나갔다.

그러더니 이승훈은 5,000m에서 보였던 폭발적인 뒷심을 1만m에서까지 발휘하며 상대 선수를 한 바퀴 이상 앞섰다. 전광판에 찍힌 기록은 12분58초55.

이승훈의 기록은 앞선 11명의 선수들 중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게다가 새 올림픽 기록이었다.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남은 선수는 4명. 7조 두 명의 선수들이 이승훈의 기록보다 크게 뒤져 동메달을 확보한 상황에서 마지막 고비는 세계기록 보유자 크라머였다.

크라머는 세계 장거리 1인자 답게 경기 초반부터 월등한 기량을 보였다. 이승훈이 세운 기록도 점점 줄이며 막판에는 4초 이상 차이를 냈다. 5,000m에 이어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내주는 듯 했다.
하지만 하늘이 도왔다. 크라머가 아웃 코스에서 인코스로 교차하는 도중 접경지점에서 그만 두 코스에 모두 발을 담그면서 실격처리 판정을 받았다. 이승훈의 메달 색깔이 은에서 금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쇼트트랙 선수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가운데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란 하늘의 별따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번 올림픽이 이승훈에게는 사실상 첫 국제무대였다는 것이다. 이승훈은 올림픽 직전까지 단 두 번의 10,000m 레이스를 펼친 바 있다.

첫 출전은 지난해 말 열린 제64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이었고 당시 이승훈의 기록은 14분01초64초로 대회 신기록이었다. 두번째 출전은 지난달 일본에서 진행된 아시아선수권이었다. 당시 이승훈은 13분21초04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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