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km질주…지성, 베컴도 뛰어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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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7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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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스포츠동아 DB
박지성. 스포츠동아 DB
박지성(29)을 측면이 아닌 미드필드 중앙으로 돌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17일(한국시간)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린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맨유는 풀타임을 소화한 박지성의 활약 속에 AC밀란을 3-2로 제압, 8강 진출의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맨유는 킥오프 3분 만에 호나우지뉴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36분 폴 스콜스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웨인 루니의 연속포에 힘입어 적지에서 값진 승전보를 울렸다.

2차전은 다음 달 11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다.

●중앙 MF 변신 대성공

4-5-1과 4-3-3이 혼재된 포메이션.

퍼거슨은 평소와는 달리 박지성을 미드필드 중앙에 세웠다. 그간 주로 측면에 배치돼온 그였기에 이번 선택은 의외였다. 박지성은 이전에도 포백 수비진의 측면 풀백으로 뛴 적은 있지만 거의 붙박이 중원 멤버로 나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허정무호에선 측면과 중앙을 두루 담당했다.

퍼거슨이 박지성을 중앙으로 돌린 까닭은 간단하다. AC밀란 플레이메이커 피를로의 이동 루트를 원천 봉쇄하기 위함이었다. 결과도 기대 이상.

박지성은 전체 42회 패스를 시도해 그 중 31회를 성공시켰다.

반면 밀착 마크한 박지성에 번번이 차단당한 피를로는 패스 39회 중 27회성공에 머물러 대조를 이뤘다. 박지성은 74% 성공률을, 피를로는 69%에 그쳤다. 퍼거슨도 경기 후 “미드필드진에서 승패가 갈렸다”고 박지성을 비롯한 허리 진영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베컴도 뛰어 넘은 활동량

특유의 활동폭도 엄청났다. 퍼거슨은 “전반까지 우리는 상대 빠른 패스에 열세를 보였다”고 했지만 박지성은 빛났다. 하프타임 이전까지 5.994km를 뛰며 밀란을 압도한 박지성은 이날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12.113km를 뛰었다. 무려 12km가 넘는 대단한 움직임이었다.

AC밀란에서는 피를로가 가장 많이 움직였으나 11.317km에 그쳐 박지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당연히 베컴, 호나우지뉴 등 이름값이 높은 이들도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베컴은 9.066km를 뛰었고, 호나우지뉴는 8.576km에 머물렀다. 왜 박지성을 두고 ‘두 개의 심장과 폐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지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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