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가까운 승부욕 보여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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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발대식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겨냥한 육상 국가대표 선수 발대식이 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선수, 코치와 대한육상경기연맹 임원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였다. 육상 전 종목 선수가 함께 모여 발대식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세계선수권이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행사장엔 비장함이 가득했다. 세 명의 말을 통해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육상계의 각오를 들어봤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절박한 심정과 집착에 가까운 승부욕을 가져달라.”(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

오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한국 육상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오 회장은 국제대회보다 전국체전에 안주하는 모습과 만연한 패배주의를 지적했다. 그는 “바깥에서 하는 비판이 육상 선배들의 충고와 다르지 않다”고 꼬집으며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게 정신력을 강조했다. 발대식 후 경보, 마라톤을 제외한 육상 대표팀은 목포로 내려가 4일 동안 정신력 강화 위주의 합동훈련을 한다. 예전에는 없던 프로그램이다.

―“대구스타디움에서 반드시 태극기를 날리겠다.”(황영조 마라톤기술위원장)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건 황 위원장은 경쟁력을 잃은 한국 마라톤의 현실이 누구보다 가슴 아프다. 하지만 선수로서 정상에 선 그이기에 후배 양성과 세계선수권 메달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선수들의 자질은 뛰어나다. 훈련량과 강도를 높인다면 홈 이점까지 더해 메달을 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 사춘기는 지났다. 걸음걸이, 서 있는 자세부터 다시 시작해 세계적인 선수로 날아오르겠다.(임은지 여자 장대높이뛰기 대표)

임은지의 2009년은 높이 날아올랐다가 떨어지는 장대높이뛰기와 같았다. 임은지는 한국 여자 최초로 세계선수권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했지만 결과는 예선 최하위. 1년 만에 80cm 이상 기록을 올리며 ‘한국의 이신바예바’란 찬사가 쏟아졌지만 지나친 부담감으로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세계적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큰 한국 육상의 희망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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