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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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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설산을 쉼 없이 오르내리는 셰르파는 산악인의 동반자다. 고산 등반을 돕는 셰르파가 이름을 알린 건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와 함께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48m)에 처음 오르면서부터다.
안나푸르나(8091m) 등반에 나서는 오은선 대장(43·블랙야크)의 뒤에는 ‘오은선 군단’이라 불릴 만한 셰르파들이 함께한다. 5명의 셰르파 중 다와 옹추(37)와 페마 크링(38)은 오 대장의 정상 등정을 책임지는 베테랑 셰르파다. 다와는 지난해 10월 마나슬루(8163m) 등정 때부터 함께했다. 다와의 소개로 합류한 페마는 올해 칸첸중가(8586m) 등반 때 부터 오 대장을 돕고 있다. 여기에 오 대장의 전담 포터로 120여 명의 포터를 베이스캠프로 이끈 걸빌 리잘(47)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십kg 짐 나르고 로프 깔고
다와와 페마는 마칼루(8463m) 아래 왈룽(2200m)이라는 마을에서 함께 자란 동네 친구다. 1994년 결혼한 페마의 부인이 3년 후 언니를 다와에게 소개해 결혼하면서 인척이 됐다. 이들은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돈을 벌기 위해 셰르파가 됐다. 셰르파는 네팔에서 고소득 직종이다. 2개월이 걸리는 히말라야 등정에 한 번 참여할 때마다 4000달러(약 470만 원) 정도를 받는다. 네팔 근로자의 평균 수입이 월 150달러인 데 비하면 20배가 넘는 거금이다. 그만큼 사고 위험이 높아 45세 정도면 일을 계속하기 힘들다.
다와와 페마는 생계를 위해 셰르파를 선택했지만 전문 산악인 못지않은 프로 의식을 갖췄다. 1998년 인도에서 2년 동안 고산 등반을 배운 이들은 “등반 기술만큼은 우리가 어떤 셰르파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다와는 히말라야 8000m 9개 봉우리에 올라 셰르파 최초로 14좌 완등을 꿈꾼다.
걸빌은 오 대장이 인정한 ‘성실 맨’이다. 마나슬루 등반 때부터 오 대장과 함께하며 오 대장을 자신보다 더 아낀다. 야영을 할 때면 항상 오 대장 텐트를 지키며 불이 꺼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다.
내달 2~5일 정상도전
오 대장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28일 캠프1(5600m) 구축을 마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캠프1과 캠프2 사이에서는 하루에 10여 차례 크고 작은 눈사태가 발생한다. 김재수 대장의 원정대가 조난을 당한 것도 캠프2 아래 지점이다. 반대편 남벽에서 충북 직지원정대 대원 2명이 실종되는 등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그러나 오 대장은 담담하다. 그는 “차분하게 정상 등정을 준비하고 있다. 모든 것은 하늘의 뜻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2∼5일 안나푸르나 정상에 도전할 예정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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