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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18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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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일 끝난 PGA챔피언십에서 우즈는 ‘바람의 아들’ 양용은의 뚝심에 밀려 날카로운 이빨이 무뎌진 듯했다. 우즈의 목덜미를 조이던 양용은은 짧은 파4홀인 14번홀(301야드)에서 결정적인 비수를 꽂았다. 양용은의 드라이버 티샷은 그린에 못 미쳐 오른쪽 가드 벙커를 향해 날았다. 다행히 벙커에 빠지지 않았지만 그린 에지의 오르막 경사에 공이 놓였다. 우즈 역시 드라이버를 빼들고 원 온을 노렸지만 오른쪽 가드 벙커에 빠졌다. 우즈의 벙커 샷은 컵 2m에 떨어졌다. 얼마든지 버디를 노릴 수 있는 거리. 오히려 양용은이 부담스러워졌다. 핀까지 20m 남기고 52도 웨지로 친 양용은의 두 번째 샷은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듯 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양용은은 우즈 특유의 세리머니인 어퍼컷에 훅 펀치까지 마구 날리며 환호했다. 우즈에게 자주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다. 우즈는 버디 퍼트를 넣어 1타차로 추격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양용은에게 기운 순간이었다. 경기 후 양용은은 “우즈가 버디를 할 것이라고 보고 나 역시 3m 안쪽으로만 붙이자고 마음먹었는데 덜컥 들어가 버렸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