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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15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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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에이스 송승준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사진)이 요즘 얼마나 ‘독해졌는지’를 짐작할 만한 단초다.
무대는 13일 광주 KIA전. 선발 등판한 송승준은 4.1이닝 만에 강판됐다. 2-2 동점 상황에서였다. 투구수는 74구. 통상 100구 안팎까지 기다려주는 로이스터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례적.
또 하나의 파격은 송승준이 직접 들려준 교체 상황. “예전 감독님은 마운드에 올라오면 내 의향부터 물었다. 그러면 지쳐도 일단 ‘던지겠다.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제는 ‘임경완으로 교체한다. 임경완이 무실점으로 막아줄 것이다. 내가 보증한다’라고 내가 말을 꺼낼 틈조차 안 주시더라.”
에이스의 자존심이 흔들릴 법도 하건만 송승준은 “감독님이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흔쾌히 내려왔다”고 말했다. 실제 임경완은 1.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렇지만 송승준은 “투아웃만 더 잡았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라고 일말의 미련을 내비쳤다.
내심 다승왕을 겨냥하고 있었기에 그렇다. 11승의 송승준은 1위 그룹과 1승 차이뿐. 그러나 “앞으로도 초반 흔들리면 조기 교체될 것 같다”고 예감했다. 한국화 된 로이스터의 ‘독한 야구’가 에이스라도 예외 없음을 선포한 셈이나 다름없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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