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얄궂은 운명…봉-류 “왜 하필 너냐”

  • 입력 2009년 6월 3일 08시 19분


4일 잠실 한화-LG전. 또다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영웅이 맞붙는다. LG 봉중근(29)과 한화 류현진(22)의 선발 대결이다. 야구팬들에게야 흥미진진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막상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 두 투수는 부담이 두 배다.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봉중근은 류현진의 4일 등판 소식에 “왜 하필 현진이야”라며 웃어버렸다. 바로 전 등판이었던 5월29일 잠실 KIA전에서도 WBC 동료 윤석민을 상대한 그였다. WBC 때는 한일전에 세 차례나 선발 등판하더니, 시즌 중의 매치업도 산 넘어 산이다.

류현진 역시 “중근이 형은 언제 나오냐”고 묻더니 날짜가 겹친다는 걸 알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해 딱 한 번(5월11일 대전 경기) 대결했는데 내가 졌다”는 푸념과 함께였다. 당시 류현진도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8.1이닝 1실점으로 더 잘 던진 봉중근이 승리 투수가 됐다.

어쨌든 둘 다 1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팀이 4강권 밖이라 에이스로서 심적 부담도 크다. 또 봉중근은 호투하고도 패전을 떠안는 경기가 많았고, 류현진은 승수(6승)에 비해 방어율(4.04)이 높아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래도 둘 중 한 사람은 고개를 숙여야 하니 참 얄궂은 운명이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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