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팀홈런 꼴찌…삼성의 굴욕

  • 입력 2009년 5월 27일 08시 02분


“신명철(사진)이 팀내 홈런 1위니….”

26일 삼성-한화전이 열리기 전 화제는 역시 ‘홈런공장’인 청주구장이었다. 투수들은 “타구가 조금만 뜨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타자들은 농담 삼아 “이 기회에 홈런수 좀 늘려야되는데”라며 군침을 흘렸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 팀내 홈런 1위가 신명철이다”며 너털웃음만 터뜨렸다. 26일까지 삼성 팀홈런수는 36개로 8개구단 중 꼴찌. 이날 맞대결을 펼친 팀홈런(67개) 1위 한화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팀홈런수가 40개에 미치지 못한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통산 팀홈런 1위의 홈런군단 삼성

삼성은 전통적으로 홈런군단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만수-김성래-이승엽 등 홈런왕 계보가 이어졌고, 교타자이면서도 홈런포를 장착한 장효조-강기웅-양준혁 등이 뒤를 받쳤다. 그러면서 ‘홈런=삼성’이라는 등식이 성립돼 왔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까지 통산 3218개의 팀홈런을 기록했다. 단연 8개구단 중 1위이며 3000홈런을 넘어선 유일한 팀이었다. 2위인 KIA(전신 해태 포함)도 지난해까지 팀홈런 2772개였다.

연도별로 팀홈런 순위를 살펴보면 삼성은 지난해까지 27년 동안 1위는 11차례, 2위는 5차례나 됐다. 이승엽이 56홈런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운 2003년에는 마해영(38홈런)과 양준혁(33홈런)까지 가세해 역대 시즌 팀홈런 신기록인 213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팀홈런 구단 28년 사상 첫 꼴찌?

삼성은 올해 소총부대가 됐다. 지난해까지 삼성이 팀홈런에서 꼴찌를 차지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82년 6개구단 중 4위에 오른 것과 8개구단 체제 하에서 1996년과 2004년 5위, 2006년 6위가 가장 저조한 순위. 대부분 3위 안에는 들었고, 1위와도 근소한 차이였을 뿐이다.

선 감독의 말처럼 신명철이 6개의 홈런으로 팀내 홈런 1위에 올라있는 것이 삼성의 현주소다. 무엇보다 지난해 19홈런과 14홈런을 기록한 최형우와 박석민이 올해 각각 4개와 3개에 그칠 정도로 부진에 빠진 것이 뼈아프다. 양준혁은 지난해 8홈런으로 프로데뷔 16년 만에 처음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4홈런에 그치고 있다. 양준혁에게 예전처럼 20홈런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최형우와 박석민의 홈런포가 가동되지 않고서는 소총부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히 26일 ‘홈런공장’ 청주에서 채태인이 홈런 2방을 터뜨리며 올 시즌 홈런수를 6개로 늘렸다는 점이 반가운 소식. 물론 홈런수와 팀성적이 비례하지는 않지만 삼성이 홈런군단의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청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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