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노조 좌초 위기… 8개구단 모두 불참 선언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프로야구 선수 노동조합이 출범도 하기 전에 좌초 위기에 빠졌다. 사실상 8개 구단 모두 노조 설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지난달 28일 선수 노조 설립을 선언한 뒤 각 팀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달 4일 1차, 18일 2차 회의를 열었다. 2차 회의는 비공개였고 여기서 구단별로 찬성 여부를 물었다. 이때만 해도 삼성과 LG만 불참하겠다는 쪽이었고 나머지 구단은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회의 결과가 외부로 흘러나오자 21, 22일 이틀 사이에 나머지 6개 구단의 불참 선언이 잇달았다.

두산 주장 김동주는 21일 “모든 선수들이 뜻을 같이하는 상태에서 함께 노조를 만들자는 취지였지만 삼성, LG가 이탈한 만큼 찬성 의견을 확정하기 어렵다”며 찬성 의사를 철회했다. 두산에 이어 KIA 주장 김상훈이 같은 뜻을 밝혔고 22일에는 한화, 히어로즈, SK, 롯데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SK 관계자는 “모두 함께 행동한다면 몰라도 투표 결과가 유출되면서 삼성, LG의 불참 사실을 알게 된 선수들 사이에 ‘우리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선수협 권시형 사무총장은 “선수들 사이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노조를 원치 않는 구단의 압박과 회유도 있었을 것이다. 2차 회의에서 대부분 구단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노조를 찬성한 것은 사실이고 여전히 많은 선수들이 노조 설립을 원하는 것으로 안다. 1, 2군 선수 모두가 참가하는 내달 1일 임시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해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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