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 6타 뒤집고 메이저컵 첫 키스

  • 입력 2009년 5월 4일 02시 55분


서희경이 3일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 마지막 홀인 18번홀에서 6m 퍼트를 성공시킨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전날까지 선두에 6타 뒤졌던 서희경은 이날 버디만 6개 솎아내며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역전 우승했다. 경주=연합뉴스
서희경이 3일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 마지막 홀인 18번홀에서 6m 퍼트를 성공시킨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전날까지 선두에 6타 뒤졌던 서희경은 이날 버디만 6개 솎아내며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역전 우승했다. 경주=연합뉴스
마지막 날 마지막 홀 6m 버디

먼저 경기를 마친 서희경(하이트)은 18번홀(파4) 그린 옆에서 마지막 조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선두에 6타나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어느새 스코어보드 맨 위에 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서희경은 마지막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처음으로 단독 선두가 됐다. 전날까지 선두를 질주했던 이보미는 16번홀(파5)까지 2타를 잃으며 3위로 내려앉은 상태. 남은 경쟁자는 지난해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자인 김보경(던롭스릭슨)뿐이었다.

김보경이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들어가면 연장이었지만 10m 오르막에 있는 홀컵은 너무 멀었다. 갤러리 사이에서 박수가 나왔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아 드러내놓고 기뻐할 수 없는 서희경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김보경이 파로 홀 아웃하자 비로소 서희경은 활짝 웃으며 쏟아지는 맥주를 피해 도망 다니기 시작했다.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이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서희경은 3일 경주 디아너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뽑아내는 완벽한 플레이로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하며 상금 1억3000만 원을 챙겼다. 그는 지난달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도 2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였지만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으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타이거 우즈 공포증’이 있다면 국내 여자 골프에는 ‘서희경 공포증’이라도 생길 판이다. 지난해 6승을 거둔 서희경은 올해 4개 대회에서 2승을 보태 통산 8승을 기록했다. 총상금 2억2355만 원으로 상금 부문도 단독 선두. 김보경은 올 시즌 두 번째 1타 차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서희경은 “중반 이후 2∼3m 버디 퍼트를 여러 번 놓쳐 우승 생각을 못했는데 마지막 홀에서 쉽지 않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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