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새 총재에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추대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8시 28분


신상우 총재 사의 밝히자마자 7개구단 사장 속전속결 합의

마치 미리 각본을 짠 듯 전격적인 추대였다. 그만큼 유능한 새 총재에 대한 갈망이 심했다고 볼 수 있다.

프로야구 사장단은 16일 유영구(62)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제17대 KBO 총재로 공식 추대하기로 합의했다. 구단 사장들은 조찬 모임을 겸한 이사회에서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공식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자리를 뜨자 곧바로 비공개 회의를 갖고 유 이사장 추대를 결정했다.

이날 사장단 모임에는 간사인 SK 신영철 사장을 비롯해 5개 구단 사장이 참석했고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조남홍 KIA 사장은 전화통화를 통해 동조 의사를 밝혔다.

한 참석자는 “삼성 김응룡 사장은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설명한 뒤 “7개 구단 사장들은 유 이사장을 모시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신 총재가 사퇴한 이상, 공백이 생기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후보군으로 올랐던 여러분에 대해 말을 나누다 유 이사장으로 자연스럽게 뜻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사장단이 유 이사장을 전격 추대한 것은 공백이 길어질 경우 또다시 정치인 낙하산 총재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KBO는 1982년 출범이후 12-14대를 맡았던 박용오 총재를 제외하면 모두 정치인출신이 총재를 맡았지만 신 총재에서 보듯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일성 사무총장은 “직접 찾아 뵙고 추대되셨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워낙 신중하신 분이고 아직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담담하게 받아들이셨다. 더 이상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7개 구단이 뜻을 모음에 따라 유 이사장이 총재직만 수락한다면 유 이사장은 2012년 3월까지 3년여 동안 야구계 수장으로서 프로야구를 관장하게 된다. KBO 총재는 이사회와 구단주 총회에서 4분의 3 이상의 추천과 찬성으로 선출되고, 유 이사장 추천을 위한 이사회는 18일 열린다.

경기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유영구 KBO 총재 후보는 명지학원 이사장과 한국대학법인협의회 부회장 등 오랜 기간 교육계에서 활동하면서 체육계와도 인연을 맺었고, 특히 2003년 KBO 고문을 맡는 등 야구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 SK-두산간 한국시리즈 때는 지인들과 함께 잠실구장을 직접 찾아 관전하기도 했다.

한편 신 총재는 사장들이 유 이사장을 추대하기에 앞서 가진 이사회에서 공식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 총재는 “내년 1월 5일 KBO 시무식 때 공식 고별인사를 드릴 예정이다. 앞으로 총재가 결재해야할 사안에 대해서는 하일성 KBO 사무총장이 대행 노릇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6년 1월 16일 제15대 KBO 총재로 임명된 신 총재는 2년 11개월 만에 한국프로야구 최고 수장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신 총재는 “낙하산 총재라고 비판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특히 2년 전 WBC에서 4강에 올랐을 때 정치권을 상대로 야구규약에도 없는 병역 특례조치를 얻어내지 않았는가. 비판은 받겠지만 야구를 망쳤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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