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으로 장거리를 주행하는 40대 홍모 씨는 한 달 전 구입한 테슬라 모델 X(미국 생산 모델)의 자율주행기능(FSD)을 쓴다. 그는 “다른 차량의 끼어들기 같은 변수에 매우 안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경험해 만족도가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FSD 성능이 호평을 받으면서 테슬라 인기도 상승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테슬라는 총 2만964대가 새로 등록돼 수입차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FSD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타고 테슬라 차주들의 온라인 동호회와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FSD) 탈옥 프로그램 구매 링크’도 암암리에 퍼졌다. FSD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조사에서 막아 놓은 기능을 해제해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는 프로그램이었다. 실제로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FSD를 불법으로 활성화하려 시도한 건수는 지난달 28일 기준 총 85건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이날까지 한국에 등록된 테슬라 차량은 총 18만684대다. 이 중 FSD를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차는 4292대로 전체의 2.4% 수준이다. 같은 ‘테슬라’이더라도 미국에서 제조·수입된 차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법에 따른 안전 인증이 ‘면제’되기 때문이다.
반면 한미 FTA를 적용받지 않는 중국산 테슬라는 FSD를 쓸 수 없다. 따로 안전 인증을 받기도 법령 내용상 쉽지 않다. 한국 자동차관리법의 ‘자동차의 부분 자율주행시스템 안전 기준’을 보면 자율주행시스템은 중앙분리대가 있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차가 자동으로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변경하는 동작도 금지된다. 테슬라 FSD는 한국법 상 인증이 불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하는 주행보조 시스템이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로 제한적인 기능만 가진 이유도 이 같은 법령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 법령이 개정되더라도 차의 연식이나 모델명에 따라 FSD를 쓰지 못할 수도 있다. 테슬라에서는 현재 ‘AI4’ 이상의 반도체가 탑재된 차량만 FSD를 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이하는 FSD를 가동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이 모자란다는 의미다.
박 의원은 “자율주행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소프트웨어 조작 시도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며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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